홍콩 동식물공원에서 집단 폐사한 원숭이의 사인이 ‘유비저’로 밝혀졌다. 유비저는 한국에서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유비저균에 감염돼 발병한다. 주로 동남아, 호주, 중남미 등에서 유행하는데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감염돼 패혈증이나 폐렴이 발병하면 치사율이 40%에 달한다.

23일 홍콩 싱타오망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최근 동식물공원에서 폐사한 원숭이의 장기조직에서 다량의 유비저균을 발견, 유비저균 감염에 의한 패혈병이 사인이라고 밝혔다. 이곳 동식물공원에서 최근 폐사한 원숭이는 22일까지 모두 12마리로 늘었다.

당국은 이달 초 공원 인근 농가에서 흙을 갈아엎는 작업을 했는데 잠복기를 감안할 때 이번 감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유비저균은 학명이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Burkholderia pseudomallei)로 주로 열대 지역의 흙과 물에 퍼져 있으며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유비저를 발병시킨다. 2013년 캄보디아에 다녀온 뒤 숨진 배우 고 박용식씨의 사인이 유비저였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원숭이 9마리가 죽은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부검을 진행하고 독성학 보고서도 작성할 것”이라며 “관련 구역을 소독한 뒤 폐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