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대선 레이스 막판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아돌프 히틀러와 파시스트까지 언급하며 그의 극단주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트럼프 재선의 ‘공포’를 강조하는 전략이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3일(현지시간) CNN이 주관한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를 파시스트라고 생각하느냐”는 앵커 앤더슨 쿠퍼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며 “이 문제에 관해서는 트럼프를 제일 잘 아는 사람들을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존 켈리가 트럼프를 가리켜 “파시스트라는 일반적 정의에 부합한다”고 말한 것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해리스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한 여러 참모를 거론하며 “모두 트럼프를 부적합하고 위험한 인물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은 명백하게 트럼프가 헌법을 경멸한다고 했고, 그가 다시는 대통령직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며 “이것이 바로 마이크 펜스(전 부통령)가 다시 출마하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또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정적에 대한 복수에 나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리스는 이날 앞서 부통령 관저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는 헌법에 충성하는 군대를 원하지 않고 히틀러가 가졌던 장군을 원한다”고 말한 켈리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는 법이나 헌법에 대한 맹세를 어기더라도 자신의 명령에 복종할 군대를 원한다”고 비난했다. 4성 장군 출신인 켈리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히틀러도 좋은 일을 했다”고 여러 번 말했다며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독재자처럼 통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의 전략은 대선 경쟁이 교착 상태를 이어가자 트럼프 집권 2기의 공포를 강조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백악관까지 이날 브리핑에서 “전직 대통령은 취임 첫날 독재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최근 유세에서 트럼프를 향해 “가드레일이 없는 늙은 미치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효과를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CNN은 “민주당의 전략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당 지지층에 공포감을 심어주려는 시도”라면서 “트럼프의 백악관 재임 시절을 상기시키려는 시도는 아직 결정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힐도 “켈리가 말한 내용은 대부분 이전에 보도된 내용”이라며 “트럼프에 대한 유권자들의 견해가 너무 확고하기 때문에 이런 비판이 돌파구가 될지는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캠프는 켈리의 발언에 대해 곧바로 “완전한 거짓이다. 트럼프는 결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스티븐 청 대변인은 “켈리가 비서실장 시절 대통령을 보필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자신이 조작한 거짓 이야기로 자신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