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발 ‘클래식 게임’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어릴 적 추억의 게임을 찾는 게이머가 많아지면서 게임의 초창기 패치 버전을 구현한 클래식 서버가 훈풍을 타고 있다. 그 시절 그때로 돌아가는 ‘게임 속 추억 여행’이 유행처럼 번지며 넥슨의 지식재산권(IP)은 그 파워를 재확인하고 있다.
넥슨의 게임 창작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에서 공개한 ‘바람의나라 클래식’ 누적 이용자 수는 20일 기준 42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9일 오픈 베타 테스트(OBT)를 시작한 지 11일 만의 성과다. 이 게임은 1996년 출시한 국내 최초의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나라’의 초창기 버전을 그대로 구현했다.
기존 유저가 만들어 왔던 메이플스토리 월드 속 게임과는 달리 바람의나라 클래식은 넥슨 내 복각 태스크포스(TF) ‘넥슨주막’이 직접 개발을 맡았다. 넥슨이 직접 메이플월드 속 게임 개발에 뛰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크리에이터들의 메이플스토리 월드 플랫폼 사용 독려를 위해 제작했다는 게 게임사의 설명이다.
바람의나라 클래식은 출시 초기 서버 불안정 등으로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이내 정상궤도에 오르며 게이머를 불러모았다. 게이머들은 사냥, 조작법, 플레이 방식에서 추억이 떠오른다며 호응하는 분위기다. 과도한 경쟁이나 과금 유도와 멀어진 점도 인기 요인으로 해석된다.
바람의 나라로 어린 시절을 보낸 20·30세대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 30대 이용자가 가장 많고 20대가 그 뒤를 이었다.
바람의나라 클래식을 플레이 하던 중 만난 A(31)씨는 “사촌 형과 초등학교 때 즐겼던 게임을 서른이 돼서야 하니 새롭다. 당시의 게임 속 재미를 얼마나 구현했는지 호기심이 생겨 접속했다”며 “막상 게임을 하니 조작이 다소 불편했지만 이 또한 그 시절 그때를 떠오르게 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다 같이 게임에서 만나서 그때 해보지 못한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입소문 덕에 PC방 점유율도 덩달아 늘었다. PC방 통계 서비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전날 기준 게임 순위 9위(2.05%)에 이름을 올렸다. 이전에 순위권에 없었던 것 대비 비약적인 상승이다.
‘IP 부자’로 유명한 넥슨의 클래식 게임은 흥행 보증수표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례로 넥슨의 장수 MMORPG 메이플스토리의 초창기 환경을 그대로 구현한 ‘메이플랜드’는 출시 이후 동시 접속자 수 6만명을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현재 출시 1주년을 맞은 이 게임은 누적 이용자 수 150만명을 뛰어넘었다.
1999년 출시해 2015년 서비스 종료한 넥슨의 퀴즈 게임 ‘큐플레이(퀴즈퀴즈)’의 복원 움직임도 보인다. 최근 메이플스토리 월드 이용자는 과거 큐플레이의 게임 플레이 버전을 그대로 담은 ‘큐플레이 아카이브’를 플랫폼에서 공개하고 오는 22일 OBT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클래식 서버 운영은 집 떠난 게이머를 다시 불러모으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자연스레 원작 게임도 덩달아 홍보 효과를 얻으며 ‘특수’가 배가되고 있다. 특히 넥슨의 경우 게임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게임을 제작하고 이용자들끼리 소통하며 하나의 공동체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넥슨 관계자는 “바람의나라 클래식은 많은 분이 추억하는 그때 그 시절의 바람의나라를 재현하고 복원하고자 시작된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메이플스토리 월드 플랫폼 내에서 바람의나라 IP 활용이 가능함을 알리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월드 개발을 독려하고자 한다”며 “OBT 개시 이후 바람의나라 IP를 사랑하는 많은 이용자분들께서 월드를 즐겨주셔서 감사드리며, IP와 플랫폼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