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당국은 23일(현지시간) 북한군 장병들에게 자국과의 전투에 가담하지 말고 투항하라고 촉구했다.
현지 매체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이날 러시아군을 상대로 운영하는 ‘투항 핫라인’을 통해 “우크라이나 포로수용소는 국적과 종교, 이념과 관계없이 모든 군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며 이같이 요구했다.
또 “푸틴(러시아 대통령) 정권을 위해 파견된 인민군 장병들에게 호소한다. 외국 땅에서 무의미하게 죽지 말라”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수십만 러시아군의 운명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투항하라! 우크라이나가 쉼터와 음식, 따뜻함을 제공할 것”이라며 항복한 러시아 군인 수천명 역시 하루 세 끼 따뜻한 식사와 의료 서비스를 받으며 종전을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나는 살고 싶다’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한국어로 제작한 1분14초짜리 홍보 동영상도 공개했다. 당국은 영상에서 북한군 포로를 위한 수용시설이라며 시설 전경과 침실 내부, 식사 준비 장면 등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새로 도착한 전쟁 포로를 수용하기 위해 가까운 장래에 전선의 여러 부문에서 포로가 된 최초의 북한 점령군이 이곳에 도착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포로들은 별도의 수면 공간을 갖춘 크고 따뜻하고 밝은 방에 수용된다. 하루 세 끼 식사를 받으며 식단에는 고기, 신선한 야채, 빵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달 초 제기된 ‘북한군 파병설’을 연일 구체화하면서 서방에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6000명씩 2개 여단의 북한군이 훈련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파병설 부인…한국에 경고
한편 러시아는 한국과 미국 측에서 발표한 북한군 파병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군 파병 보도와 관련해 “허위, 과장 정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한국 국가정보원이 북한군 파병을 발표하고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당혹스럽다”며 “한국 정부는 ‘테러 정권’인 우크라이나 정권에 놀아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증거가 있다고 확인했다는 질문에는 “북한군의 위치는 평양에 물어보라”며 답을 피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한국 정부를 향해 강하게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리 국가와 국민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모든 조치에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는 가시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당국이 신중하고 상식적으로 판단하기를 희망한다. 한국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참여했을 때 한국 안보에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