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년 안에 이용자 수 최소 100만명을 목표로 합니다.”

엘지(LG)유플러스가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인공지능 기술로 보이스피싱을 실시간 탐지할 수 있는 통화 비서 ‘익시오’(ixi-O)를 출시했다. 이 회사는 오는 2028년까지 인공지능 사업에 최대 3조원을 투자해 인공지능 전환(AX)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황현식 엘지유플러스 대표는 7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애플 아이폰에서 쓸 수 있는 익시오를 소개했다. 황현식 대표는 “연 4천억~5천억원을 인공지능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2028년까지 누적 기준 2조~3조원을 투자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엘지유플러스가 새로 선보인 익시오는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전화 대신 받기 △보이는 전화 △통화 녹음 및 요약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과 구글의 거대언어모델(LLM) ‘제미나이’를 함께 적용했다.

익시오는 지난해 10월 에스케이(SK)텔레콤이 내놓은 인공지능 통화 비서 ‘에이닷’과의 차별화로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을 내세우고 있다. 기존 유사 서비스가 사전에 등록된 번호나 문구를 기준으로 보이스피싱 여부를 판단하는 것과 달리, 익시오는 실시간 통화내용에서 오간 문장과 그 의도를 분석해 보이스피싱을 경고한다. 이상엽 엘지유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세계 최초로 적용된 온디바이스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라며 “내부 테스트 결과 (보이스피싱 탐지) 성공률은 98~99% 정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익시오의 통화 녹음 기능은 음성 통화 내용을 서버(클라우드)가 아닌 스마트폰에서 처리해 경쟁 서비스에 견줘 개인정보 침해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에이닷의 경우 통화를 녹음하면 음성 파일이 클라우드로 넘겨져 처리된다. 다만, 익시오도 통화 요약 기능을 이용하면, 통화내용을 텍스트로 전환한 파일이 클라우드에서 처리된다.

익시오는 현재 아이폰14 시리즈 모델부터 사용이 가능하다. 엘지유플러스는 이날 애플의 앱장터인 ‘앱스토어’에 아이폰용 익시오 앱을 우선 출시하고, 내년 1분기 안에 삼성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 버전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황 대표는 인공지능 사업 방향에 대해 “인공지능 원천 기술은 발전하고 있는데 응용 기술이 그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며 “엘지유플러스는 성능 좋은 엔진이 아니라 쓸모 있는 자동차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빅테크가 주도하는 거대언어모델 개발을 따라가는 대신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취지다.

엘지유플러스는 향후 익시오를 인터넷티브이(IPTV)와 사물인터넷(IoT) 등에도 결합해 ‘인공지능 홈 에이전트’를 구축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구글과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비투시(B2C) 사업을 수익화하는 것은 시간이 좀더 걸릴 것 같다”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나 구독형 그래픽처리장치 서비스(GPUaaS) 애저 서비스 등 비투비(B2B) 사업에서 수익화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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