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은 24일 애플이 앱스토어 시장에서 사용자들이 다른 장소에서 더 싼 옵션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디지털 경쟁에 관한 새로운 EU의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이로써 애플은 DMA 발효 3개월 만에 처음으로 DMA 위반 기업으로 지목됐다.
EU 집행위원회는 예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폰을 제조하는 애플이 EU의 DMA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3월 발효된 DMA는 애플과 알파벳, 바이트댄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등 ‘게이트키퍼’로 불리는 6개 거대 기술기업들이 디지털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한 광범위한 규제들을 담고 있다.
DMA에 따르면 앱 개발자들은 고객들에게 더 저렴한 구매 옵션을 알리고, 그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집행위원회는 그러나 애플의 앱스토어 규칙이 “앱 개발자들이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제 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응답해야 한다. EU는 2025년 3월까지 애플의 준수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한다. 이 회사는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는데, 이는 수십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 당 얼마씩의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위원회는 또 애플과 앱 개발자 사이의 새로운 계약 조건을 검토하면서, 이것이 DMA를 위반하는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는 애플이 현재 애플 앱스토어 외부에서 앱을 다운로드하고 설치할 때마다 개발자들에게 0.5유로(약 745원)을 핵심기술 수수료 명목으로 부과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DMA는 대체 앱 스토어가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쟁사들은 이러한 수수료 부과가 수수료를 내지 않는 많은 무료 앱들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애플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앱 개발자들이 애플스토어가 아닌 다른 대체 시장을 통해 iOS 최종 사용자들에게 도달하는 것을 너무 어렵게 만드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집행위는 이밖에도 구글과 메타와 관련된 다른 사건들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한편 애플은 지난 몇 달 동안 “개발자와 집행위원회 간 피드백에 따라 DMA를 준수하기 위해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며 “우리의 계획이 법을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며, 99% 이상의 개발자들이 우리의 새로운 사업 조건에 따라 애플에 수수료를 지불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위원회의 의견을 계속 경청하고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