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가 시행 하루 전날 유예된 가운데 중국에 대한 10% 관세 부과가 임박했다.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인상과 기술 제재를 막기 위한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아마 24시간 내로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對)중국 관세는 개시 사격(opening salvo)이었다”며 “우리가 합의하지 못하면 관세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캐럴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가 며칠 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유입을 이유로 4일부터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4일 0시부터 중국산 상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가 발효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 사정에 정통한 양국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이 임박한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해 트럼프 1기에 체결했지만 이행하지 못한 ‘1단계 무역 합의’를 복원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20년 미·중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고, 중국은 2020~2021년 2년간 미국에서 2000억달러(약 292조원) 규모의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 구매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은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못했다.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약속한 액수의 58%만 구매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2017년보다도 작은 규모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이 1단계 합의를 이행하지 못한 만큼 양국은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등 분야에 대한 미국 투자를 늘리고,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펜타닐 전구체 수출을 줄인다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정부는 긍정적인 협상 분위기 조성을 위해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 사업권 매각 문제를 상업적 사안으로만 다룰 계획이다.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틱톡 모회사인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지분 매수에 관심을 보이는 미국 기업들과 협상하게 둔다는 설명이다.

중국 전문 컨설팅 업체 가브칼 드래고노믹스의 아서 크로버 창립 파트너 겸 연구 책임자는 “중국은 협상에 들어가게 돼 매우 기쁠 것”이라며 “(중국의) 기본적인 목표는 실질적 이익을 얻는 것보다 미국의 공격을 둔화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WSJ는 양국 모두 당장 본격적인 무역전쟁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운동 당시 공언했던 60% 추가 관세에서 10%만 부과하기로 후퇴하며 대화 의지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지정학적 문제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관세를 활용하겠다고 암시해왔다. 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을 끝내기 위해 시 주석의 도움을 원한다면서 관세를 잠재적인 거래 카드로 사용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5540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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