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저가형 인공지능(AI) 모델이 미국 첨단 정보통신(IT)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등 미국 빅테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막대한 지출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30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후 가진 회견에서 “AI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략적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도 “AI에 대한 막대한 지출은 AI 활용에 방해가 됐던 용량 제약을 완화할 것”이라며 “AI의 효율성과 접근성이 향상됨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더 많은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MS는 이번 회계연도에 AI 분야에 8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메타도 6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중국 딥시크가 AI 모델 개발에 약 6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지만, 이는 개발비용 총액이 아니라 컴퓨팅 파워에 지출된 금액으로 여겨진다.
이런 가운데 딥시크는 중국과학원이 소셜미디어 공식계정을 통해 개최한 물리 경시대회에서 AI 선두주자로 여겨지는 챗GPT를 능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는 “최근 장쑤성에서 열린 톈무배 이론물리 경시대회에서 출제된 문제를 AI가 풀도록 했더니 딥시크 최신모델인 R1의 점수가 챗GPT 최신 모델의 점수를 제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7개 문제 채점 결과 140점 만점에 딥시크가 100점으로 1등, 다음으로 챗GPT이 97점, 클로드 소넷이 71점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딥시크는 국내에서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에서 공통과목 34문항 가운데 5문제를 틀렸지만, 현대문학 관련 지문과 맞춤법·어휘 관련 문제에선 빠르게 정답을 내놨다. 수학에선 2점짜리 계산 문제를 쉽게 맞췄으나 복잡한 추론이 필요한 고난도 문항은 풀지 못했다.
딥시크 창업자인 40세 량원펑에 대해서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광둥성 잔장시 우촨 출신인 그는 공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명문대인 저장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동창 2명과 함께 ‘하이 플라이어’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하고 컴퓨터 트레이딩에 딥러닝 기법을 선구적으로 적용해 자금을 끌어모은뒤 2023년 딥시크를 창업했다. CNN 방송은 그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에 빗대 “AI 기술 전도사로 중국의 샘 올트먼이 됐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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