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에서 지난 29일 밤(현지시간) 발생한 여객기·군용헬기 충돌사고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슬프게도 생존자가 없다”고 30일 말했다.

여객기 사고로 67명(승객 60명, 승무원 4명, 헬기 군인 3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항공기 추락 지점인 포토맥강에서 블랙박스가 회수되는 등 미 당국의 사고 원인 조사도 시작됐다.

여객기가 정상적인 경로로 착륙 중인 상황에서 블랙호크 헬기와 충돌한 것을 두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헬기에 ‘비극적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어떤 종류든 고도 문제가 있었다”며 “이에 즉시 국방부와 육군 단위에서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를 일으킨 헬기가 ‘정부 연속성 임무’ 차원에서 “일상적인 연례 야간 비행 재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블랙호크에는 야시경이 장착돼 있었고 ‘상당히 숙련된 조종사’가 훈련 비행 중이었다. 미 육군 항공국에 따르면 블랙호크의 지휘관으로 지정된 조종사는 1000시간, 다른 조종사는 500시간을 비행한 경력이 있다. 세 번째 군인은 헬기 뒤편에 탑승하는 정비기장(crew chief)이었다. 블랙호크에는 남성대원 2명과 여성대원 1명이 탑승했다. 조종사들은 ‘루트4’를 정기적으로 비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루트4’의 최고 고도는 61m(200ft)인데, 충돌 시점의 여객기 고도는 94m(308ft)였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고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실책 때문이었다며 비극적 사고를 정치적으로 쟁점화했다. 바이든 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중시 인사 정책으로 인해 능력이 부족한 항공관제 인력이 채용됐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방항공청(FAA)의 (직원 채용 등과 관련한) 다양성 추진에는 심각한 지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중점을 두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가장 똑똑한 사람들을 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한편 사고 여객기에는 한국계 10대 청소년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지나 한과 그의 어머니 진 한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나 한이 미국 피겨 선수권대회와 연계된 전국 스케이팅 유망주 훈련캠프를 다녀오다가 변을 당한 점으로 미뤄 그의 국적은 미국일 가능성이 높다. 또 같은 여객기에 함께 탑승한 10대 남자 피겨 선수 스펜서 레인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워싱턴DC의 윌킨슨스테클로프 로펌 소속 사라 리 베스트 변호사(한국명 강세라·33)는 동료와 함께 캔자스주로 출장을 갔다가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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