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 편입 의사를 재차 밝히며 군사적 강압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캐나다 합병 주장도 이어가면서 ‘멕시코만(the Gulf of Mexico)’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취임을 앞두고 트럼프식 영토 팽창주의가 점점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사저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 매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 통제권 확보를 위한 군사·경제적 강압을 배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나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확언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가 미국의 경제안보에 중요하다며 “나는 그것(군사·경제적 강압 수단 사용 배제)을 약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뭔가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덴마크는 미국의 동맹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데도 군사적 수단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는 또 덴마크가 그린란드의 독립과 미국 편입을 투표로 결정하는 일을 방해할 경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도 “그린란드는 놀라운 곳이며 그곳이 우리나라 일부가 된다면 그곳 사람들은 엄청난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며 “그린란드를 다시 위대하게!(MAKE GREENLAND GREAT AGAIN!)”라고 적었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그린란드를 방문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도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혔다. 인구가 약 5만7000명인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이지만 2009년 제정된 자치정부법을 통해 외교·국방을 제외한 모든 분야의 자치권을 이양받았다. 그린란드는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할 수 있는데 주민들 사이에선 완전한 독립을 원하는 목소리도 있다.

트럼프는 파나마에 대해서도 미국에 과도한 운하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며 “그들은 협정의 모든 면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운하 보수를 위해 (미국이) 30억 달러를 지원해줄 것을 원한다. 그래서 나는 ‘그 돈을 중국에 받지 그러냐’고 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파나마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는 파나마운하를 파나마에 줬지, 중국에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캐나다와 미국 사이 인위적인 국경을 지우면 국가안보에 훨씬 나은 일이 될 것”이라며 캐나다의 미국 편입도 거듭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는 나토 동맹국인 그린란드에 대해 군사적 위협을 열어뒀다”며 “나토 규칙에 따르면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야 한다. 이건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제국주의적 행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멕시코만 등 미국 연안에서 원유와 가스 개발을 금지한 조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하며 “즉시 뒤집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나토 회원국은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에 지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가이드라인 2%를 크게 뛰어넘는 요구 수준이다.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26123424&code=61131511&sid1=int&cp=n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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