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의 억만장자 기업가가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연간 250억달러(35조원)에 이르는 미국의 우주 탐사 및 연구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항공우주국(나사)을 이끌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4일(현지시각) 스페이스엑스 로켓과 우주선을 이용해 두차례 민간 우주비행을 이끈 기업인 재러드 아이작먼을 다음 나사 국장으로 지명한다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발표했다. 그는 “뛰어난 사업가이자 자선가, 조종사, 우주인인 그를 나사 국장으로 지명하게 되어 기쁘다”며 “그는 탐험과 영감이라는 나사의 사명을 이끌고 우주 과학과 기술, 탐사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내는 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결제 처리 업체 시프트포페이먼츠(Shift4 Payments) 설립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아이작먼은 2021년 2월 사상 최초의 순수 민간 우주비행팀 인스피레이션4를 조직해 4일간의 저궤도 우주여행을 체험한 데 이어 올해 9월엔 폴라리스 던이라는 이름으로 두번째 우주비행을 통해 사상 최초의 민간 우주유영도 시도했다.

그의 우주비행은 스페이스엑스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와의 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우주유영도 스페이스엑스가 화성 여행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우주복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앞으로도 두 번 더 폴라리스 우주비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여기엔 스페이스엑스가 현재 개발 중인 역대 최강 로켓 스타십의 첫 유인 비행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그가 나사 국장에 취임한 이후 나사의 우주 탐사 프로그램에서 스페이스엑스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나사는 2030년대 화성 유인 탐사를 목표로 내세우고는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성공한 이후의 과제다. 반면 인류의 화성 정착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머스크는 달보다 화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머스크와 친분이 있는 아이잭먼과 새로운 업적을 갈구하는 트럼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경우, 머스크의 ‘화성 직행’ 구상에 힘이 더 실릴 가능성이 있다. 나사는 또 두번째 폴라리스 우주비행에서 직접 허블우주망원경을 수리하겠다는 아이작먼의 요청을 거부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아이작먼은 트럼프의 발표 직후 소셜 미디어 엑스에 올린 글에서 “미국인들은 달과 화성을 걸을 것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지구에서의 삶을 더 좋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1983년생인 아이작먼은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1999년 시프트포를 설립해 억만장자 기업가로 성공했다. 2012년 미군 전투기조종사 훈련 대행업체인 드라켄 인터내셔널(Draken International)을 세워 7년간 운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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