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자동차가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기차 세계 판매 1위 비야디(BYD)를 필두로 중국 자동차 업계가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면서 무서운 속도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싼 차’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가성비와 기술력을 무기로 물량공세에 나선 것이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 독일과 일본, 한국 등이 위기에 처했다.
◆전세계 수출량 1위 중국차…가성비·기술력 무기로 성장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동차 수출량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491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세계 완성차 수출 국가 중 가장 많은 수출량이다.
중국 자동차 수출량이 이처럼 크게 늘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수출한 신에너지차는 전년 대비 78% 신장한 120만대에 이른다. 특히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지난해 4분기 전기차 52만6천대를 판매해 전기차 시장의 왕좌에 앉았다.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차량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등 ‘가성비’ 전략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BYD는 1대당 매출 원가가 1만7천400달러이다. 이는 완성차 업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 도요타 평균 매출원가가 1만9천700달러에서 25만9천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원가 산정이다. 또 ‘셀투보디’ 기술로 긴 주행거리도 확보해 기술력까지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은 물론 태국 등 신흥국에 대한 투자도 판매량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BYD는 2026년 연간 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헝가리 공장과 15만대 규모 튀르키예 공장을 가동한다. 동남아 전진 기지로 불리는 태국 공장도 15만대 이상 생산을 목표로 올해 7월 완공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링파오도 올해 9월부터 폴란드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 중이다. 체리자동차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공장을 짓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완성차 업체가 다양한 지역에서 공장을 설립하고 가성비를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차량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자동차 수출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일본, 독일, 한국 자동차 업계가 위협받고 있다. 가공할 만한 판매고를 올리며 지난해 491만대를 수출한 중국에 밀린 일본은 442만대를 수출했다. 전년 대비 수출량이 16% 증가했지만, 중국의 공세에 왕좌를 내줬다. 지난 2019년 482만대에 달하던 수출량이 2020년(374만대) 급감한 후 차츰 회복했지만, 중국의 공세를 앞지르지 못했다.
이는 중국이 자동차 수출 세계 2위를 차지한 지 단 1년여 만의 기록이다. 자동차 종주국 독일은 이미 2022년 중국에 밀렸고, 지난해에는 수출량이 311만대에 그쳤다.
특히 독일 1위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은 공장 3곳의 폐쇄와 직원 임금 10% 삭감도 고심하고 있다. 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독일 주요 자동차 기업도 올해 판매량이 저조하다.
내년 BYD 진출을 앞둔 한국도 지난해 전세계 시장에 276만대를 판매해 중국차 수출량에 크게 못미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중국 차 수출량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중국 수출량은 62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완성차하면 품질이 떨어진다는 평가와 함께 위협 요소로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 몇년간 행보를 보면 가공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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