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경북 영천 한중엔시에스 본사에서 만난 김환식 대표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손님을 맞았다. 이날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기업협의회가 주최하는 ‘사랑방 모임’ 행사가 열렸다. 이 모임은 유망기업의 생산 현장을 직접 찾아 연구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다.

각 회원사 대표들은 목걸이형 이어폰을 착용하고 한중엔시에스 생산 현장을 살펴봤다. 김 대표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에너지 저장 장치(ESS)용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비롯한 주력 제품의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조립 공정에 들어서자 라인별로 산업용 로봇이 배치돼 있었다. 소음이나 분진이 없는 쾌적한 환경에서 기기 조립이 이뤄졌다. 고압 방수 테스트를 진행하는 공간이 따로 배치돼 있고 한켠에는 유럽으로 향하는 포장된 완성품도 늘어서 있었다.

김 대표는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둔화)라고 하지만 ESS는 예외다. 현재 칠러(냉각 시스템 기기) 제품의 경우 모두 해외로 나가는 물량이다. 중국의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의 자회사와 우리(한중엔시에스)가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한중엔시에스는 설계부터 부품, 완성품, 운영 시스템까지 전 과정에 걸쳐 자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지만 과감한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세상에 없던 제품을 제작하다 보니 부품을 직접 만들어야 했다. 표준화를 받고 인증을 받는 과정이 녹록지 않았지만 지금은 완성 단계에 진입했다”며 “현재 공정을 보면 자동화를 통해 효율을 높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부 라인은 사람이 퇴근한 후에도 로봇이 작업을 하고 적재하는 경우도 있다. 연구개발은 물론 시설에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새롭게 문을 연 R&D 센터에는 냉각 시스템 외에도 전기차 부품, 고용량 배터리 장비 등 한중엔시에스가 개발한 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매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며 신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변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는 사훈은 한중엔시에스 성장의 동력이 됐다. R&D에 유독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이전에 잘되는 아이템이 있어서 매출이 확 뛰었던 적이 있다. 1세대 모델을 만들고 개발을 멈췄더니 불과 3년 만에 경쟁사에 밀려 시장에서 퇴출된 경험이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고 해도 눈감고 있으면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차부품사에서 업종 전환을 하는 데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앞으로도 R&D는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기술의 내재화에 주력하고 있고 이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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