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새학기부터 학교 현장에서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에 도입될 수학·영어·정보 과목의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DT) 76종이 최종 결정됐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29일 검정심사에 통과한 12개 교과서업체의 AIDT 76종을 관보에 게재했다. 검정을 신청한 총 146종의 심사본 중 52%가 합격한 것이다.

교육부는 다음달부터 학교가 적합한 교과서를 선정할 수 있도록 관련 연수를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문해력 저하 등 교육계와 학부모의 의견을 수용해 국어와 기술가정 과목은 개발하지 않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천재교육·천재교과서가 출원한 교과서가 가장 많은 과목에서 검정을 통과했다. 중학교 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7과목(27종)에서 검정 본심사에 합격했다. 이어 YBM과 비상교육이 총 5과목에서 검정을 통과했다. 종 수로는 각각 16종, 7종이다. 검정심사는 전문가와 현장 교사 등으로 구성된 검정위원이 맡았으며, 교육과정에 따라 효과적인 맞춤 학습이 가능하도록 내용을 구성했는지 등으로 보는 내용심사와 기술심사를 거쳐 검정기준에 따라 최종 합격본을 가려냈다.

교육부는 다만 내후년부터 도입을 예고했던 사회와 실과(기술가정) 과목은 AIDT로 개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사회와 과학 과목은 당초 목표보다 1년 늦춘 2027년부터 학교에서 쓸 수 있도록 일정을 변경했다. 구체적으로 2026년과 2027년에 단계적으로 도입 예정이던 초등 사회와 과학 3·4와 초등 사회와 과학 5·6을 1년씩 순연해 적용한다. 마찬가지로 내년에 시작하려고 했던 중학교 과학1을 1년 미뤄 과학2와 함께 2027년부터 적용한다.

국정도서로 개발하는 특수교육 기본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국어와 수학 교과는 초·중·고까지 개발하고, 생활영어와 정보통신활용 교과는 적용 교과에서 제외한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국어의 경우 자기 표현이 많은 교과이기 때문에 AIDT로 개발했을 때 프라이버시 침해도 있을 수 있고 학생의 표현활동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수용했다)”며 “학부모들은 문해력 문제를 걱정한다는 의견을 내 국어는 제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과목은 사회현상의 다양한 정보나 사례,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AI 활용이 중요하고 과학은 개념 기반 이해에서부터 실험같은 탐구 영역을 두루 익힐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과목 특성에 맞춘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하는 맞춤학습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검정기준과 개발 가이드라인을 보완하면서 안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특수국어의 경우 발달장애 학생들이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이나 일상생활 기초 소양 능력을 함양시키기 위해 AIDT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 AIDT 추진계획 발표시 2026년에 수학과 영어, 정보, 국어(특수교육) 교과에 우선 도입하고, 2028년까지 국어와 사회, 역사, 과학, 기술·가정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2026년 이후 적용 교과에 대해서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부가 교육현장 및 전문가 의견과 시·도교육청의 정책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과서 도입 이행안을 수정한 것이다.

교육부는 AIDT 도입 기반 마련을 위해 교사연수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1만여명의 교실혁명 선도교원을 양성하고, 내년 2월까지 2000명을 추가로 교육할 예정이다.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하반기 15만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한 연수도 추진 중이다. AIDT 수업 진행을 위해 필요한 초등 4만5000명, 중·고등(특수포함) 6만명 등을 충분히 넘는 교원을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다음달부터는 검정을 통과한 AIDT를 대상으로 ‘선정 평가기준’에 기반해 어떤 교과서가 교육적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한지 여부를 학교가 선정할 수 있도록 연수를 지원한다. 학교가 교과서를 선정한 이후에는 이를 활용한 학생 참여중심 수업설계 실습 연수를 통해 교사가 AIDT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집중 연구하고 설계하는 작업도 돕는다.

교육부는 아울러 AIDT가 학교 현장에서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학교의 디지털 기반시설(인프라)도 적극 개선하고 있다. 내년 적용 학년은 디바이스를 완비했고, 시·도교육청과 함께 전국 학교의 디바이스와 네트워크를 올해 7월부터 내년 2월까지 점검하고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교사의 디지털 기반시설 관리 부담 완화를 위해 디지털 튜터 1200명도 학교에 배치하고, 교육(지원)청별 테크센터도 운영해 학교의 AIDT 활용을 지원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AIDT 도입을 앞둔 지금은 디지털 기술을 지혜롭게 사용해 잠자는 교실을 깨울 때”라며 “처음이라 선생님들이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교실과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골든타임에 힘을 모아주시길 바라며,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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