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암 투병 치료비 모금액을 주거용 부동산 구입에 사용해 물의를 빚은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후베이성 출신의 란모(29)씨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약 90만 위안(1억7376만원)을 모금한 뒤 이를 아파트 구입 자금으로 전용했다.
란씨는 호지킨 림프종이라는 희귀 암 진단을 받았다며 치료비 마련을 위한 모금을 진행했다. 그는 2020년 난징대학교를 졸업하고 광저우 소재 유명 IT기업에 근무했다고 밝혔으며, 부친의 장기 투병과 사망으로 가정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모금 이후 란씨가 73만 위안 상당의 신규 아파트를 매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누리꾼들의 자체 조사 결과 란씨 가족은 이미 100만 위안대 아파트 2채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는 즉각 모금을 중단하고 기부금을 환수 조치했다. 사이트 운영진은 “란씨를 블랙리스트에 등재하고 향후 플랫폼 이용을 영구 금지했다”고 밝혔다.
중국 누리꾼들은 “진정한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비 모금 플랫폼의 검증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