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 통신비 부담을 덜기 위해 통신 3사에 서비스 경쟁에 나서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3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과점 구조가 장기간 고착화된 상황에서 시장의 전반적인 경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과기부장관이 통신사 대표를 만나 통신 시장 과점 구조의 폐해를 지적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유 장관은 통신사들이 서비스·가격 경쟁에 나서기보다 과점 시장에 안주하고 있다는 의견을 명확히 밝혔다. 유 장관은 정보통신산업 당면 과제로 △국민의 통신비 부담 완화 및 통신시장 경쟁 촉진 △불법 스팸 등 통신을 매개로 한 각종 불법행위의 근절 △중소상공인 지원 및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 등을 제시하면서 “정체된 경쟁을 혁신하는 노력 또한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통신사들은 경쟁을 통해 보다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제안에 호응했다. 특히 지난달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5세대 이동통신(5G)과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의 역전을 빠른 시일 안에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LTE 요금 역전 문제는 최근 5G 요금제 가격을 내리면서 속도가 느린 LTE 요금제가 더 비싸진 현상을 말한다. KT는 먼저 내년 1분기 5G·LTE 통합 요금제를 내놓기로 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또한 정산 시스템을 마련하는 대로 통합 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했다. 통신사 대표들은 5G보다 명백하게 비싼 LTE 요금제는 연내 가입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기존 가입자의 경우 해지 전까지는 기존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다. 소비자 통신비 부담을 덜기 위해 출범한 알뜰폰 또한 통신 3사 자회사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지적에 통신사들은 구조 개선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법 스팸 문자를 근절해야 한다는 요청에 대해 통신사들은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해 내놓겠다고 화답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불법 스팸을 근절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KT와 LG유플러스 또한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이날 밝혔다. 유소년의 불법 스팸 노출 최소화를 위해 만 12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새 번호나 장기 미사용 번호를 우선 부여하는 방안도 이날 언급됐다.

“소상공인을 지원해달라”는 유 장관의 요청에 대해 김영섭 KT 대표는 중소 상공인을 지원하는 전담 부서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SK텔레콤이 동반성장펀드를 통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겠다고 했으며,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우리동네 멤버십을 확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과기부는 이날 통신사 CEO들에게 AI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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