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난제를 해결하는 전용 AI 데이터센터를 상상해 본다.”

그렉 브록먼 오픈AI 회장은 4일 SK AI 서밋에 참석해 이준표 소프트뱅크 벤처스 아시아(SoftBank Ventures Asia) 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방문에 대해 “한국이 AI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특히 서울의 홍대에서 느낀 열기는 한국 사회의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를 잘 보여준다”고 전했다. 또 브록먼은 한국계 아내와 한국 가족들 덕분에 한국과 더욱 긴밀한 인연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오픈AI의 목표에 대해 브록먼은 “우리의 미션은 인공 일반지능(AGI)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초기에는 AGI가 단일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점진적인 발전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GPT-4를 예로 들며, 현재 AI가 일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측면이 있으나 여전히 인간과 같은 감각적, 이성적 능력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GPT-4는 챗봇에서 시작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진정한 혁신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브록먼은 오픈AI 설립 당시의 일화도 전했다. 2015년 샘 올트먼 일론 머스크와 저녁을 먹으며 AGI 연구소 설립에 대해 논의했고, 당시 AI 연구가 늦었다고 느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기회를 놓치지 말자”며 추진을 결심했다. 그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AI 연구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도타2 게임 AI 개발 경험을 통해 AI의 발전 가능성을 확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I 발전의 중요한 원칙으로 브록먼은 “모든 사람이 AI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AGI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글로벌 인프라와 연계돼야 하며, 반도체와 같은 기본적인 인프라의 발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특히 AI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국가로, 그는 한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AI 연구 과정에서 브록먼은 개발 초기에는 매우 어려웠던 API 개발을 언급하며, 개발자 커뮤니티의 피드백 덕분에 GPT 모델을 최적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GPT-3.5의 초기 버전은 사람들이 많이 쓰지 않을 거라 예상했으나, 이후 피드백과 개선 과정을 거치며 2022년 말 GPT-4가 출시되어 ‘진정한 대화형 AI’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브록먼은 AI의 한계점으로 인간적 감성이나 창의성 부족을 꼽았다. 그는 “AI는 인간과 같은 논리적 사고를 파고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GPT-4가 많은 작업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지만 여전히 논리적 사고와 창의성은 AI 연구의 도전 과제” 라고 언급했다.

AI가 헬스케어에도 미칠 영향에 대해서 브록먼은 “AI는 수평적 기술로 모든 분야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며, 자신의 아내가 진단받은 희귀 유전자 질병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AI가 개별 전문가가 놓치는 전체적 관점에서 통합적 진단과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AI 인프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데이터, 연산, 컴퓨팅 파워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기가와트급 데이터 센터 건설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5기가와트 데이터 센터가 8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으며, 이는 AI 기술의 영향력과 그로 인한 수요 증가를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훗날 해당 데이터 센터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데 사용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 브록먼은 “일부 업종에서는 일자리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창업의 기회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의 발전이 단순히 일자리 감소가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와 고용을 창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브록먼은 “인류가 AI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AI가 긍정적인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오픈AI가 책임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AI의 미래와 관련해 그는 “10년 후 인류가 긍정적인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