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이 자사 게임 지식재산권(IP)을 앞세워 뮤지컬, 웹툰, 만화 등 2차 창작물로 사업을 뻗어가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원작 IP의 견고한 힘을 빌려 다른 플랫폼에서 새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세계관도 알리기 위해서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가미해 골수 팬의 ‘겜심’을 사로잡는 건 덤이다.

넥슨은 국내 게임사 중 가장 활발히 ‘원 소스 멀티 유스’를 실현하는 기업이다. 넥슨은 자사의 인기 게임인 ‘던전앤파이터(던파)’의 IP를 기반으로 한 웹툰 ‘아라드의 빛: 먼저 걷는 자’를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이다. 주인공인 ‘진성’이 게임 속에 들어가 던파의 ‘아라드’ 세계를 모험한다는 설정으로, 연초 동명의 웹소설이 공개된 바 있다. 실제 던파 이용자인 이수백 작가가 본인의 플레이 경험을 작품에 담아 더욱 인기몰이했다. 이 외에도 오케스트라, 팝업스토어 등에서 넥슨 IP의 콘텐츠를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1인칭 슈팅 게임(FPS) ‘크로스파이어’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제작 중이다. 이 작품은 미국 아마존 산하의 프라임 비디오와 넷플릭스 화제작 ‘러브, 데스+로봇’ 제작사인 ‘블러 스튜디오’가 맡았다. 옴니버스 애니메이션 ‘시크릿 레벨’의 에피소드 중 한편으로 제작 중이며 12월 개봉 예정이다.

컴투스 역시 대표 IP인 ‘서머너즈 워’를 활용한 웹툰 6종을 네이버 시리즈에서 연재 중이다. 서머너즈 워의 세계관을 액션, 오컬트, 학원물 등 다양한 장르로 각색해 개성 있는 스토리를 여러 관점으로 즐길 수 있다. 각 작품은 서머너즈 워 코믹스, 라이트 노벨 등 여러 콘텐츠와 스토리가 연결된다. 아울러 웹툰만의 오리지널 캐릭터도 등장해 게이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본 게임사 그라비티는 자사의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해 글로벌 뮤지컬 공연 시장에 진출한다. 크래프톤은 자사의 효자 IP인 ‘배틀그라운드’의 웹툰 버전인 ‘100’ ‘침묵의 밤’ ‘리트리츠’ 등 3개 작품을 네이버 웹툰에서 2022년까지 연재했다.

국내 게임사 상당수가 게임 IP를 타 콘텐츠로 다각화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어난 이유는 게임 산업이 놀이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면서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댓값이 부쩍 커졌기 때문이다.

이승훈 안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는 “최근 게이머는 게임 플레이를 넘어 게임 속 의상, 음원 등 다양한 콘텐츠 문화를 향유하는 추세”라면서 “IP를 활용한 2차 창작물이 여러 방면에 잘 구비돼야 유저들의 만족도나 관심이 높아지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경향은 더욱 확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