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세계대전에서 적으로 맞붙었던 영국과 독일이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현실화에 처음으로 방위협력조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공동 성명을 통해 23일 런던에서 ‘트리니티 하우스 조약’에 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으로 상호 협력해온 두 나라가 별도의 방위조약을 맺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약이 체결되면 독일 방위산업체 라인메탈은 영국에 공장을 세우고 2027년부터 대포용 포신을 생산하게 된다. 포신에는 영국 정부가 인수한 철강기업 셰필드 포지마스터스가 생산한 영국산 철강이 쓰일 예정이다. 독일군이 운용하는 보잉 P-8 포세이돈 대잠초계기가 스코틀랜드 북부의 영국 공군기지를 거쳐 대서양 북부 일대를 순찰하도록 하고, 신형 장거리 유도 미사일을 공동개발하는 등의 사업도 추진된다.
양국 국방장관은 현재 사용 중인 영국의 스톰섀도우와 독일의 타우러스 공대지 순항 미사일보다 사정거리나 정밀도가 더욱 뛰어난 무기를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아울러 영국과 독일 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와 편대를 이룬 채 함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신형 드론 개발에 협력하고,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나토 동부 지역을 방어하는 데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