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이 생긴 올해 의학계의 연구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량이 최대 80% 넘게 줄어들면서 향후 의학 발전이 늦어져 결국 피해가 국민과 환자에게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대한내과학회의 올해 추계학술대회에 제출된 논문 초록 수는 101개로, 지난해 학술대회(748개)보다 무려 86.4% 급감했다.
다른 필수의료 과목 학회들 상황도 비슷했다. 대한신경과학회의 추계학술대회 논문 초록 수는 지난해 527개에서 올해 267개로 절반이 줄었다. 같은 기간 대한산부인과학회는 45.4%,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20.3% 감소했다.
논문 감소의 원인은 전공의 집단 사직과 그에 따른 의대 교수들의 피로도 누적 때문이다. 의대교수는 임상 진료와 교육, 연구 등을 맡는데 의료 공백 사태 와중에 교육과 연구 기능이 축소되면서 논문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논문을 통한 연구는 의학 발전의 초석인데, 논문이 줄었다는 것은 환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의료계 입장이다.
일례로 예전에는 폐암 수술을 할 때 갈비뼈 사이를 절개했는데, 연구를 통해 흉강경 방식으로 수술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다고 밝혀지면서 흉강경 수술이 보편화했다.
강 의원은 “의료 공백이 수술·진료 지연 같은 환자 피해 뿐만 아니라, 교육과 연구 분야 등 의료계의 모든 곳을 멍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