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창업자로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통큰 후원을 했다. 올 3분기에만 7500만 달러(약 1022억 3250만 원)을 추가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서류를 인용, 머스크가 트럼프의 수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단체)인 ‘아메리카팩(PAC)’에 7월 3일~9월 5일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이같은 금액을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정치 기부자들 가운데 (금액 기준) 최상위 기부자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만든 아메리카팩을 통해 현금 지급을 내건 청원 동참자 모집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아메리카팩은 현재 7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네바다에서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 보장)와 2조(총기 소지 권리 보장)에 대한 지지 서약을 받고 있다. 서약에 동참하도록 권유한 사람에게 서약자 1명당 47달러(약 6만3000원)를 지급한다.

아메리칸팩은 머스크의 기부금 중 현재 7200만 달러(약 980억원)가량을 지출했다. 기부금은 이번 대선의 격전지에서 트럼프에 대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머스크의 아메리카팩이 트럼프와 상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 초박빙 선거에서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평가했다.

과거 머스크는 중도주의자를 자처했지만, 대선에선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머스크는 지난 2016년 트럼프에 대해 “미국에 좋은 영향을 미칠 만한 성격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께 노선 변화가 감지됐다. 그는 지난 7월 X(옛 트위터)에 “민주당이 너무 왼쪽으로 가버려 공화당이 중도에서 가장 가까운 정당이 됐다”는 글을 올리며 공개적으로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달 초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하기 훨씬 전에 수년간 비밀리에 보수 정치단체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 5일 트럼프의 7월 피격 장소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 유세 때 찬조연설도 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3주가량 남은 대선 승부를 결정지을 7개 경합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격전지로 꼽힌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7일 남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머스크가 경합주를 방문해 트럼프 지원 선거유세를 벌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16일 X를 통해 펜실베이니아 전역에서 “일련의 (유권자들과의) 대화” 행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아메리카팩 웹사이트에 들어가 서명하라고 주문했다. 머스크 CEO의 개인 X 계정 팔로어 수는 2억 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