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운용 과정에서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회사채 발행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재무제표 확정 시점까지 일정 기간 연기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현장 검사에 돌입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당국이 철저하게 사고를 조사하고, 결과에 따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투자증권은 공모 회사채 발행 관련 수요예측 일정을 연기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16일 수요예측을 거쳐 총 2500억원 규모의 2년물 및 3년물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ETF LP 운용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회사채 발행을 미루기로 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재무제표가 확정된 이후 시장 상황을 봐서 회사채 재발행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ETF LP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매매로 1300억원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LP의 경우 ETF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매도 및 매수 호가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게 목적이지만, 신한투자증권 직원들이 추가 수익을 추구하고자 무리한 선행매매를 벌이면서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직원들이 이 같은 문제를 감추기 위해 허위 스와프 거래인 것처럼 꾸며낸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손실 금액을 추후 회계에 반영하고, 내부감사와 법적 조치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손실 금액은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변동이 가능하다”며 “내부감사와 법적 조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은 신한투자증권의 이번 금융사고 발생으로 현장검사에 착수하고, 위법 여부를 따져볼 계획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개최된 간부 간담회에서 “금융권에서 각종 횡령, 부정대출 등 금융사고가 지속하고 있어 우려스러운 가운데, 최근 신한금융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으로 하여금 이번 사고를 철저히 검사 및 조사하도록 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