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점 대비 주가가 30% 하락한 삼성전자(005930)가 6만원대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5만전자’가 저점이라 판단한 개인투자자들이 버티는 가운데 외국인의 엑소더스도 진정세다. 증권가에서는 어닝 쇼크 이후 주가를 끌어올릴 모멘텀이 부족하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

14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2.53%(1500원) 오른 6만800원에 마감하며 ‘6만전자’로 올라섰다. 어닝 쇼크로 내리막을 걷다 지난 10일 5만원대에 종가 마감하며 19개월만에 ‘5만전자’로 내려앉은 지 3일 만이다. 6만원선을 기준으로 저점 매수를 기대한 수급이 유입되며 지지선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3일 이후 2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달 3일 이후 삼성전자만 누적 10조6559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3.26% 까지 떨어졌는데 지난해 11월15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폭탄 매도세는 진정되는 양상이다. 외국인은 이날에만 삼성전자를 942억원어치 내다 팔았는데 외국인의 일일 순매도 물량이 1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이후 처음이다. 장초반 순매수로 전환하는 등 분위기가 전환되는 듯한 흐름이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만원대로 내려섰던 삼성전자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6만원대를 탈환했다”며 “AI 반도체 밸류체인 소외 우려에 최근 주가가 부진하지만 6만원선을 기준으로 저가 매수 세력이 유입되며 지지선 형성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000660) 등이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다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의 실적이 기대선상에 오른 만큼 삼성전자의 반등도 조심스레 기대하고 있다. 그간의 악재가 반영되며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수준까지 밀리는 등 역사적 저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로 대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폭락의 시발점이 반도체 경쟁력 약화였던 만큼 눈높이는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반등으로 전거래일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했으나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경쟁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 등을 리스크로 꼽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에서 드러났듯 외형성장은 괜찮으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대만 반도체 수출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데다 수익성 한계 및 경쟁 격화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