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부진에 끝이 안 보인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올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면서 급기야 장중 52주 신저가를 터치했다.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 방향을 되돌리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300원(1.38%) 하락한 6만 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한때 52주 신저가와 같은 6만 600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6일 이후 또 한번 최저가를 기록한 셈이다.

외국인의 매도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2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연속해서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13거래일 동안 3조 6980억 원어치를 홀로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들도 삼성전자 주식 총 672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주식은 무려 15.45% 급감했다.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에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9일 자사주 5000주를 주당 6만 9500원에 매입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3일에 자사주 1만 주를 매수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오문욱 부사장과 정용준 파운드리품질팀장(부사장)도 각각 자사주 1000주씩을 매입했다.

증권 업계는 뒤늦게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내려 투자자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모듈 업체들의 재고가 12~16주로 증가해 메모리 수요가 기대보다 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