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첫 TV토론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다. 2개월도 남지 않은 선거를 가를 중대변수로 평가된다. 선거를 앞두고 진행되는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여전히 초박빙 접전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는 각각의 방식으로 토론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지난 3~6일 시에나대와 공동으로 유권자 1695명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전국 단위 트럼프 지지율은 48%로 해리스 부통령(47%)을 1%포인트 앞섰다고 밝혔다. 격차는 오차범위(±2.8%포인트) 안이다. NYT는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직후인 7월 말 조사와 큰 차이가 없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에 가져온 흥분의 폭발 속에서 힘든 한 달을 보냈을 수 있지만 조사에 따르면 그의 지지(회복력)는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탄력적“이라고 짚었다.

러스트벨트(오대호 인근의 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이날 발표됐다. 미국 CBS방송•유거브 조사에 따르면 지난 3∼6일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3개 러스트벨트 경합주에서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미시간주(등록유권자 1086명 대상·오차범위 ±3.7%포인트)와 위스콘신주(등록유권자 958명 대상·오차범위 ±4.0%포인트)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각각 50%, 51%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9%, 49%)을 살짝 앞섰으나 모두 근소한 차였다. 이번 대선의 핵심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등록유권자 1085명 대상·오차범위 ±3.5%포인트)의 경우 두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50%로 같았다.

앞서 NYT•시에나대 조사에서 응답자의 28%는 ‘해리스에 대해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유권자 상당수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더 검증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10일 토론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검증의 장이 될 것임을 보여준다. CNN 방송은 이날 ”유권자들의 마음속엔 해리스가 대통령직을 맡을 준비가 됐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며 ”해리스에게 있어서 이번 토론은 그것을 보여줘야 할 중요한 순간”이라고 짚었다.

토론을 앞두고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의 호텔에 닷새째 체류하며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 무대와 조명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보좌진 한 명이 리 스트라스버그 방식(메소드 연기 방식, 즉 한 사람을 완전히 모방하는 연기 방식)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연기하며 해리스 부통령의 토론 준비를 돕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16년과 2020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조 바이든 대통령 등 민주당 후보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떻게 대했는지도 분석했다. 측근은 두 사람의 경험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해리스 부통령이 이들과 폭넓게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다소 자유롭게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민주당 경선에 나서 해리스 부통령과 경쟁했으나 최근 자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책으로 해리스 부통령을 압박해야한다는 주위 조언에 따라 정책 분야 메시지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며 토론 준비 역시 ‘정책 시간’(policy time)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까지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제 정책 위주의 토론을 할지는 미지수라는 견해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