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후 정치 탄압을 피해 스페인으로 망명을 선택한 베네수엘라 야당 정치인 에드문도 우루티아 곤살레스(사진)가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며 국외 투쟁을 선언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곤살레스는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 소재한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이같이 밝혔다. 곤살레스는 지난 7월28일 대통령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가 선언된 이후 정국이 혼란해지자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네덜란드 대사관과 스페인 대사관에 은신해 있었다.

당시 투표 직후 서방 언론이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곤살레스가 승리하는 것으로 예측됐으나 친여당 성향의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종료 6시간 만에 마두로 대통령의 3선 확정을 발표했다. 선관위가 개표 참관을 거부하는 등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며 야권 성향 지지자들의 항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이어졌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비판도 이어졌다.

국내외의 항의에도 베네수엘라 검찰은 곤살레스에 대해 권력찬탈, 정부 전복 음모, 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지난 2일 영장을 발부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곤살레스는 망명길에 오르게 됐다.

외교관 출신의 무명 정치인이었던 곤살레스는 정권교체 열망 속 야당 지지자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았던 여성 정치인 마리나 코리나 마차도가 마두로 정부의 압박에 의해 대선 출마가 무산되자 그 대안으로 나서 야권지지표를 대부분 흡수해 사실상 마두로 정권 퇴진운동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서방 국가들까지 실질적 대선 승리 후보로 간주하는 곤살레스가 베네수엘라의 체포 위협에 결국 망명길을 택하면서 마두로 정권에 대한 국민의 반발과 국제사회 압박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곤살레스의 망명은 마두로가 선거 이후 야당 지도자들을 포함한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가한 반민주적 조치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