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품연구원은 최재웅 식품융합연구본부 전통식품연구단 박사 연구팀이 적응진화 기술을 이용해 전통장류에 든 고초균의 효소 활성과 발효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고초균은 일반적으로 효소 활성과 향미 성분 생산능력이 큰 발효 세균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전통장류 등 제조 과정에서 고초균은 고분자인 콩을 저분자로 분해해 깊은 발효 미(味)의 장맛을 느끼게 하는 발효 세균이다.

하지만 고초균을 이용하여 전통장류나 양조간장을 제조하기 위해선 보통 6개월 이상 발효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긴 발효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최 박사팀은 콩에 있는 단당류인 갈락토스를 빠르게 소모할 수 있는 ‘특급’ 발효 고초균을 탐색했다. 10년 이상 장기 숙성한 장류에서 얻은 고초균(Bacillus subtilis J46)을 유전자 변형이 아닌(Non—GMO) 방식인 적응진화를 통해 발효속도가 약 10배 빨라진 고초균(BSGA14)을 얻는 데 성공했다.

개량에 실시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고초균이 이용하기 어려웠던 갈락토스를 이용하도록 스트레스를 줘 5000세대 동안 계대배양을 했다. 갈락토스 고이용 변이 균주가 발생하도록 했고, 이를 통해 신종 고초균을 수득했다.

연구팀은 신종 고초균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유전체 분석도 수행했다. 이를 통해 단당류 중 하나인 갈락토스 전달 유전자의 발현 증가를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고초균 BSGA14는 기존 고초균 J46대비 10배 가량 빨라진 발효속도 덕분에 프로테아제와 갈락토시데이즈란 효소의 활성을 각각 19.2배, 15.6배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연구팀이 이번에 역설계 방식으로 만든 또다른 고초균 BSGALE4도 고초균 BSGA14와 비슷한 효소 활성 증가를 나타냈다.

최재웅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새로운 식품 고부가가치 산물을 얻을 수 있는 정밀발효 균주 개발의 초석을 다졌다”며 “이로 인해 고초균을 이용한 전통장류나 양조간장의 제조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