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500만원짜리 헤드셋 ‘비전 프로’ 국내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먼저 출시한 미국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던 가운데 비전 프로의 한국 시장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비전 프로에 대한 사전 주문을 시작한 뒤 오는 15일 국내에 정식 출시한다. 애플이 지난 2월 미국 시장에서 비전프로를 출시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비전프로는 애플이 지난해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23)에서 ‘공간형 컴퓨터’로서 처음 소개한 제품이다.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새 폼팩터인 만큼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스키 고글 형태인 비전 프로는 이용자의 눈과 손, 음성을 통해 가상의 공간과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
현재 앱스토어에 비전프로용 앱 2500여개가 제공되고 있으며 카카오톡, 웹툰(WEBTOON), 티빙(TVING) 등 한국에서 인기 있는 앱을 비롯한 150만개 이상의 아이폰·아이패드 앱이 호환된다.
하지만 비싼 가격과 콘텐츠 부족 등의 이유로 미국 내 판매량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미국 내 비전 프로 판매량은 올해 1분기와 2분기를 합해 17만 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30만∼40만대가 팔릴 것이라던 초기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3분기에는 1분기 대비 75% 줄어든 2만∼3만대 판매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애플의 성공적인 제품 중 어느 것도 하룻밤 사이에 성공한 것은 없었는데 비전프로 역시 서서히 성공할 것”이라며 “비전 프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지만, 과거 아이팟이나 아이폰, 에어팟을 무시했던 사람들처럼 잘못된 평가일 수도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한국 시장에서도 높은 가격이 초기 흥행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비전 프로의 국내 공식 발매가격은 499만원부터 시작하며 256GB, 512GB, 1TB 저장 용량으로 제공된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이르면 내년 안으로 저가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내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비전프로 저사양 모델이 2000달러(약 271만원) 수준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