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로 지정학적 안보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4차 산업혁명기술 적용과 국방연구개발체계 혁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도입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관련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가 최근 발간한 SETPI 인사이트 제328호 ‘미래전 대응 융합·개방형 국가연구개발체계 발전 방안’에 따르면, 현재·미래 안보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국방혁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지난 6년간 국방 R&D 예산은 연 평균 11.9% 증가했다. 우리나라 국방연구개발 예산규모는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하지만 국방연구개발체계와 국가연구개발체계 간 연계성 미흡으로 국가과학기술역량 국방분야 활용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방산업체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예산, 연구인력, 지원제도 등 연구기반은 미비한 상태라고도 지적했다. 현행 국방연구개발 체계 내 국방부와 각군 역할 한계로 취약한 국방연구개발 거버넌스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방연구개발 예산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2018면 이래 연구인력은 불과 42명 증가하는데 그치기도 했다. 방산업계 및 이공계 정부출연연구소가 국방연구개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게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국방과학기술 관련 법제는 국방연구개발 추진체계에 따라 분권화된 법제와 훈련 등 복잡한 하위법령 체계로 구성돼 있다.

이에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군사적 도입과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국방연구개발 체계 혁신과 관련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선도형 국방연구개발 체계 전환을 위해 도전·혁신형 국방 연구기관 신설, 국방연구개발 거버넌스 개편, 각군 기술연구소 설립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태정 SETPI 선임연구위원은 “국방연구개발예산은 지난 10년 동안 큰 폭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으나 국방연구개발 수행주체와 수행방식은 지난 반세기 동안 사실상 불변인 상태였다”며 “급변하는 안보 및 과학기술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도전·혁신형 국방연구개발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신속성과 혁신성이 요구되는 국방연구개발 추진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경직적인 무기체계 획득과정을 따르고 있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개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기존 무기체계 획득 중심의 추격형 국방연구개발체계를 과학기술혁신 관점의 선도형 국방연구개발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