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인기 많다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의 심사위원이 궁금한데, 언제까지 검색 결과 창에서 내가 원하는 게 나올 때까지 스크롤을 내릴 것인가. 링크 하나하나 눌러보는 것도 귀찮은 일. 그 귀찮은 일을 구글, 네이버 등에서 수십년간 해오면서 당연하게 여겨왔다. 그런데 검색 결과 ‘스압’(스크롤 압박), 당연한 거 아니라는데? AI 검색은 ‘흑백요리사 심사위원이 누구야’라 질문하면 ‘백종원, 안성재 셰프입니다’라는 내가 원하는 답변을 바로 가져다준다. 자료조사에 지친 대학(원)생과 직장인도 주목. 학업에, 업무에 필요한 자료도 재깍재깍 정리된 문장으로 날라준다. 어디서 가져왔는지 출처도 확인 가능. 내 의도를 알아서 파악해주는 AI 검색, 어디에서 어떻게 써보는 게 좋을까. AI 검색 똑똑하게 쓰는 법부터 업무 활용 팁까지 모두 담았다.

구글, 빙 등 검색 레거시를 가진 빅테크부터 AI 검색으로 시작한 스타트업까지. 모두가 ‘AI 검색’을 얘기한다. 오픈AI도 지난 7월 ‘서치GPT’ 시제품을 출시했다. 기존 검색 사업을 하던 이들도, 새롭게 AI 챗봇 서비스를 시작한 이들도 지금과 같은 키워드 검색 방식은 바뀔 거라고 판단한다는 의미다. 글로벌에선 퍼플렉시티 등 AI 검색 서비스 사용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퍼플렉시티의 검색 질의(query) 처리량은 지난해 5억 건이었지만 올들어 한 달에 2억 5000만 건까지 늘었다. 키워드를 입력하고 링크를 하나하나 열어 원하는 답을 스스로 찾아야 하는 일반 검색의 수고로움을 덜어주기 때문. AI가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로 정리해주고, 어디서 그 답변을 가져왔는지 출처까지 제시해주는 게 AI 검색이다.

AI 검색 시대엔 필요한 정보를 좁고, 깊게 검색할 수 있다. AI 검색도 전문가 영역으로 가고 있. 퍼플렉시티는 검색 목적에 따라 ‘학술’(academic), ‘수학’(math)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라이너 또한 일반 검색 외에 ‘학술 검색’도 지원한다. 전체 공개 논문과 유료 논문의 초록(Abstract)이 검색 대상이다. 매년 출판되는 수백만 건 학술 자료 중 답변에 인용된 주요 논문과 저널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게 특징. 논문을 자세히 보고 싶으면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유료로 결제하면 된다.

①큐(CUE:)는 네이버에서 만든 AI 검색 서비스다. 거대언어모델(LLM)인 하이버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다. 대화형 AI 챗봇인 클로바X와 다르게 검색에 특화. 일반 검색창에서도 쓸 수 있고, 별도 사이트에서도 사용 가능. 다만 모바일에선 아직 쓸 수 없다. 네이버 가입자면 쓸 수 있다. 별도로 큐에 대한 사용 신청은 해야 한다. 대기 명단에 신청된 순서대로 승인되기에 며칠 대기할 수 있다. 무료지만, 하루 질문 15개까지만 가능하다. 큐는 단순 웹상 정보가 아닌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인 ‘지식베이스’를 활용해 답을 찾아준다. 네이버 관계자는 “예를 들어 ‘서울 축제 알려줘’라고 물으면 웹상 정보를 전부 가져와 답변하는 게 아니라 지식베이스의 DB를 활용해 현재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인 축제 정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②라이너(Liner)는 스타트업 아우름플래닛에서 만든 AI 검색 서비스다. 원래 하이라이트 메모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그렇게 모은 양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검색 서비스로 진화했다. 라이너는 미국 실리콘밸리 유력 벤처캐피털(VC)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집계하는 소비자 앱 순위에서 연속 2회 톱10에 올랐다. 라이너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으로 이용할 수 있다. 무료와 유료 서비스로 나뉘어 있다. 검색 횟수에 제한을 두고 있진 않지만, 유료인 프로페셔널(월 35.99달러, 4만7986원)을 구독하면 AI 모델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학술 모드 검색’이 차별점. 회사 관계자는 “학술 모드에서는 2억 건 이상 학술 논문 정보를 제공하는 ‘AI 논문 검색 서비스’ API를 연동하고 있어, 학술 논문 및 저널을 인용한 깊이 있는 답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③뤼튼(Wrtn) AI 검색은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뤼튼)에서 만든 AI 검색 서비스다. ‘AI 포털’을 지향하는 뤼튼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중 하나다. 질문 숫자에 특별한 제한이 없다. PC와 모바일, 웹과 앱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비가입자도 사용할 수 있다. ‘빠른 검색’을 사용하면 AI 검색의 답변 결과가 간결해지며 답변 속도가 빨라진다. 포털 사이트에서 사라진 ‘실검’도 뤼튼에서 볼 수 있다. 이용자들이 실시간으로 많이 검색하고 있는 ‘실시간 검색 순위’ 1~10위를 볼 수 있다. 질문을 입력하지 않고 검색 순위에서 관심 있는 아이템을 클릭해도 AI 답변 결과를 볼 수 있다.

해외편: 퍼플렉시티·젠스파크
①떠오르는 AI 검색 서비스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은 퍼플렉시티다. 사실 퍼플렉시티만 구석구석 뒤져 잘 써도 웬만한 AI 검색 여러 개 쓰는 것보다 알차게 쓸 수 있다. 무료 버전도 있지만, 퍼플렉시티의 진가는 유료인 프로 버전에서 빛을 발한다. 최근엔 SK텔레콤과 제휴해 SKT 사용자를 대상으로 1년간 ‘퍼플렉시티 프로’(약 29만원 상당)를 무료로 쓸 수 있게 했다. SKT AI 서비스인 에이닷 앱에서 신청할 수 있다.

아직 긴가민가하다면 무료 버전으로 시작해보자. 일반 검색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시작 페이지에 들어가서 원하는 걸 물어보면 된다. AI가 보여준 답변이 이해 안 되거나, 추가 질문이 생기면 꼬리를 물고 계속 물어보면 된다. 답변 위에 ‘출처’ 링크를 보여준다. 주로 기사나 공식 홈페이지에서 답변을 찾는 편이다. 사실에 기반을 둔 질문을 하면 좋다. 한국어를 지원한다. 다만 한국어로 검색하면 한국어 사이트 위주로 결과가 나온다. 글로벌 자료까지 넓혀서 좀 더 풍부한 데이터를 얻길 원한다면 영어로 검색어를 입력하는 게 좋다.

AI 검색에 조금 적응이 됐다면 버튼을 사용해보자. 먼저 왼쪽 아래 있는 첨부(attach) 버튼을 누르면 사진이나 파일을 첨부할 수 있다. 얼마 전 식당에서 찍은 양파 수프 사진을 올리고 레시피를 알려달라 하니, 사진을 보고 어떤 음식인지 알아차린 뒤 비교적 정확한 레시피를 한꺼번에 알려줬다. 복잡한 보고서를 첨부해도 빠르게 요약해준다. 포커스(focus) 버튼을 누르면 검색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기본으로 설정돼있는 웹(web)은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검색으로, 광범위한 곳에서 정보를 찾아준다. ‘수학’ 모드를 켜면 복잡한 계산을 알아서 해준다.

② 젠스파크(Genspark)는 중국 빅테크인 바이두 출신이 만든 AI 검색 스타트업이다. 올해 상반기 진행된 시드 투자에서만 6000만 달러를 모았다. 기본적으로 검색 자체는 무료. 비가입자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부가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가입하는 편이 좋다. 물론 한국어로도 사용할 수 있다. 검색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맞춤형 정보 요약 페이지인 ‘스파크페이지’(sparkpages)가 강점이다. 퍼플렉시티의 페이지처럼, AI가 검색결과로 만드는 일종의 블로그다. 오토파일럿 에이전트(젠스파크의 AI 에이전트 이름)들이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한 정보를 ‘알잘딱깔센’으로 종합해 보고서처럼 보여준다.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까지 모아 놓는다. 더욱 재밌는 점은 스파크페이지 안의 채팅창에서 AI 코파일럿에 추가로 질문하고, 답변을 얻을 수도 있다는 점. 젠스파크 메인 페이지에서 다른 사람들이 검색한 결과로 만들어진 스파크페이지들을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