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에게 정권 운영을 의존하는 경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산케이신문은 7일 당내에서 오랫동안 비주류 인사로 활동해 기반이 약한 이시바 총리가 지난달 27일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여당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해 구심력을 잃은 가운데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기시다 전 총리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시바 총리는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 후임으로 기하라 세이지 의원을 기용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기시다 전 총리 최측근으로 꼽히는 기하라 의원은 기시다 내각 시절 관방 부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앞서 기시다 전 총리는 지난 9월 진행된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와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이 결선에 오르자, 이시바 총리를 지지해 승리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시바 총리도 총재 선거전 막판에 기시다 정권이 추진해 온 경제 정책을 잇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산케이는 “기시다파는 해산했지만, 기시다 전 총리를 중심으로 여전히 결속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기시다 전 총리는) 이시바 총리에게 반감을 품은 하기우다 고이치 의원 등 옛 아베파 관계자와도 소통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기하라 의원 발탁은 기시다 전 총리 환심을 얻으려고 하는 (이시바 총리의) 생각이 비친다”고 풀이했다.

옛 기시다파 인사들은 이미 내각과 당의 요직에 포진한 상태다. 이시바 총리를 보좌하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정권 유지를 위해 제3야당 국민민주당과 정책 협의를 하는 오노데라 이쓰노리 자민당 정조회장이 옛 기시다파 출신이다.

기시다 전 총리는 이시바 총리가 총재 선거 경쟁자였던 다카이치 의원을 내각·당 요직 인사에서 배제하고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비판했던 무라카미 세이이치로 의원을 총무상으로 기용한 것이 첫 패착이었다고 진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기시다 전 총리가 “당장 총리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말하며 여전히 이시바 총리 지지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