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살상용 자율비행 드론 무기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만약 해당 무기가 본격적으로 전쟁에 투입된다면 공격 판단에 대한 인간의 개입 정도를 둘러싼 윤리적 논쟁이 불거질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1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저널(WSJ)은 우크라이나 드론 업체 등을 인용해 “내장된 컴퓨터 시스템에 따라 설정된 목표물로 날아가 이를 타격하는 자율비행 드론의 대량 생산이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러이사의 공격에 맞서 최전선에 소형 자폭 드론을 투입하고 있다. 러시아에 비해 부족한 포병과 탄약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자율비행 드론 무기는 미국 드론 기업 ‘오터린(Auterion)’이 설계한 소형 내장형 컴퓨터를 활용해 드론의 최종 공격 단계를 제어하는 형식으로 개발됐다. 우크라이나의 다른 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자동 조종 시스템 시험에 성공했다. 자율비행 드론의 대규모 생산은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를 공격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인 전파 방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WSJ은 “우크라이나는 인구가 러시아의 4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러시아의 탱크와 보병 공격을 버텨내고 있다”며 “컴퓨터로 제어되는 드론을 사용하면 표적 식별부터 타격까지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력을 크게 줄여주기 때문에 특히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에 따른 미사일·포탄 지원 삭감에 대한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자율비행 드론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이유는 비싼 장비 적용된 기능을 복제하는 정교한 시스템과 저렴한 컴퓨터를 성공적으로 통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오터린에서 소형 내장형 컴퓨터 수만 대를 공급받아 내년 초 이를 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드론 기업 비리이도 이달부터 수천 대의 자율비행 드론 생산에 착수한다. 이와 함께 조종사 한 명이 자율비행 드론 여러 대를 한꺼번에 제어하는 기술의 개발도 임박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한편 국제사회는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무기, 특히 살상병기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스스로 행동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오작동 및 통제불능 가능성이 있는 기계가 판단한다면 전쟁 본질이 더 참혹하게 바뀔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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