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붙잡힌 한국인 마약사범이 호송차와 유치장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해 논란이 일자 이를 허용한 현지 이민국 경찰이 처벌받게 됐다.
17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경찰청 이민국은 40대 한국인 용의자 A씨가 구금 중 생중계를 할 수 있게 한 이민국 직원 2명을 징계한다고 전날(16일) 밝혔다. 방콕포스트는 소식을 전하며 A씨 실명을 공개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3일 태국 촌부리 지역에서 체포돼 방콕으로 호송되던 가운데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했다. 1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A씨는 당시 라이브 방송에서 “살면서 별의별…태국까지 와서 태국 징역까지 살고 아휴”라고 말하거나, 담배를 입에 문 채 방송을 진행했다.
그의 라이브 방송은 유치장에서도 이어졌다. A씨는 “실시간 태국 교도소 방송”이라며 감옥 내부 모습을 보여주며 실시간 채팅에 참여한 구독자와 대화를 나눴다. 여성 시청자에겐 “남자친구 없으면 나중에 오빠랑 만나자. 내가 40대지만 20대 여자들이 나랑 만나려고 줄을 섰다”는 말도 남겼다고 한다.
이밖에 그의 라이브 방송에선 A씨가 담배를 피우거나 함께 구금 중인 외국인과 팔씨름하는 장면 등도 생중계됐다. A씨는 유치장 내 방송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 “태국 외국인 교도소가 자유분방하다. (경찰에) 돈을 줬다”라며 “전화기(스마트폰) 가지고 왔다 갔다 하는데 여기(경찰)에 돈을 줄 만큼 줬다. 경찰도 나한테 돈 안 받아먹은 사람이 없는데 내 전화기 뺏어가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민국에 따르면 A씨는 마약 밀매 혐의로 한국에서 수배를 받고 있었다. 태국에선 비자 허용 기간을 373일 초과해 불법 체류 중이었다.
태국 파타야 법원은 A씨에게 집행유예와 벌금 3000밧(12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한국으로 송환되기 전 촌부리 방라뭉 경찰서를 거쳐 방콕 이민국 수용소로 옮겨졌다. 이민국 측은 “법원 판결과 관계없이 모든 구금자를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라며 “A씨를 담당한 경찰 2명에게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리고, 징계위원회가 구성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