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혼합현실(MR) 헤드셋 ‘애플 비전 프로’를 11월 15일 정식 출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사전 주문은 11월 4일 오전 10시부터다.
애플 비전 프로는 애플이 아이폰의 뒤를 이어 차세대 기기로 지난 2월 미국에서 먼저 야심차게 내놓은 헤드셋이다. 이후 6월 말 중국(홍콩 포함)·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 3개국에서 판매를 개시한 데 이어 7월 호주·캐나다·프랑스·독일·영국 등에서 제품을 출시했다.
한국에서는 미국 출시 후 9개월 만에 판매를 시작하는 것이어서 실제 구매자가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가격은 499만원부터 시작하며 256GB, 512GB, 1TB 저장 용량으로 제공한다.
애플 비전 프로는 초기 높은 관심과 달리 지나치게 비싼 가격과 킬러 콘텐츠의 부재, 저가 경쟁 제품들로 인해 출시 첫 해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헤드셋 퀘스트3 가격은 약 500달러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미국 내 비전 프로 판매량은 올해 1분기와 2분기를 합해 17만대에 그쳐 30만∼40만대가 팔릴 것이라던 초기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최근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비전 프로’ 생산을 대폭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애플이 지난 초여름부터 비전 프로의 생산을 크게 줄였으며, 올해 말까지 현재 버전의 헤드셋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비전 프로 부품 공급사 3곳의 직원들은 50만∼60만대 가량의 헤드셋을 제작할 수 있는 부품을 만들었으며 한 직원은 5월에 이미 부품 생산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최근 애플은 비전 프로 협력사인 중국 럭스셰어에 11월에는 비전 프로 제조를 중단할 수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비전 프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
쿡 CEO는 “비전 프로도 서서히 성공할 것”이라며 “애플의 성공적인 제품 중 어느 것도 하룻밤 사이에 성공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전 프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지만, 과거 아이팟이나 아이폰, 에어팟을 무시했던 사람들처럼 잘못된 평가일 수도 있다”며 “나는 애플의 성공적인 제품들에서 한 가지를 배웠다. 그것은 ‘성공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