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덮친 홍수로 최소 72명이 목숨을 잃었다.

구조팀은 산사태에 매몰된 생존자를 찾기 위해 탐색견까지 동원해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10월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간 밤 스페인 전역에 폭우가 몰아쳤고, 일부 지역에서는 단 8시간 만에 1년치 강우량이 쏟아졌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중해 연안 지역인 남동부 발렌시아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가지 않기 위해 나무를 붙잡고 버티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또 다리는 무너지고, 차들과 소형 구조물들은 흙탕물에 휩쓸려 내려갔다.

이번 폭풍우는 스페인 거의 절반을 덮었다.

아프리카와 마주한 남서부 지브롤터 해협부터 남동부 바르셀로나, 또 북동부 카탈루냐 지방에 이르기까지 스페인 거의 모든 지역이 폭풍우 영향권에 들어갔다.

스페인 기상당국은 다음 달 3일까지 집중 호우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르셀로나 지역에서는 직장들도 일찍 업무를 끝내고 직원들을 조기 퇴직 시켰다,.

유럽 극한기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발렌시아 서부 도시인 치바에는 간 밤 단 4시간에 걸쳐 31.7c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발렌시아 지역의 10월 평균 강우량은 7.6cm 정도에 불과하다.

카를로스 마존 발렌시아 주지사는 현 사망자 통계는 잠정치로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비통해했다.

마존 주지사는 “수 시간 안에 사망자 수를 확정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정확한 통계를 내기 불가능하다”면서 “우리 모두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구조 인력에게는 감사를, 유족들에게는 위로를 전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30일 발렌시아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를 31일로 미룰 수도 있다. 홍수로 발렌시아 지역 도로와 철도가 심각하게 훼손돼 이동이 어렵다.

이번 집중호우는 찬 공기방울들이 지중해의 따뜻한 바다를 960km 이상 이동하면서 만들어진 비구름 탓이다.

리딩대 기상학 교수 리처드 앨런은 이 공기층이 깔때기처럼 지중해 바닷물을 끌어올린 뒤 이를 스페인 산악을 타고 올라가면서 쏟아부었다면서 이 때문에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폭우와 심각한 범람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