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과학상은 AI(인공지능)가 독차지했다. 노벨물리학상은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반을 닦은 학자에게, 노벨화학상은 신약 개발용 AI를 개발한 연구팀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알파폴드(AlphaFold)’를 개발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최고경영자)와 존 점퍼 연구원, 단백질 구조 예측 AI ‘로제타폴드’를 개발한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가 노벨화학상을 가져갔다.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구글 딥마인드 연구팀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 알파폴드를 2018년 처음 공개했다. 베이커 교수는 2021년 알파폴드의 강력한 경쟁자로 불리는 AI ‘로제타폴드’를 내놨다. 이들 단백질 구조 예측 AI는 신체의 기관, 호르몬, 효소 등을 이루는 주성분인 단백질의 구조를 빠른 시간 내에 정확히 분석해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8일에는 ‘AI의 대가’로 꼽히는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91)와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76)가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홉필드 교수와 힌튼 교수는 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초석이 된 인공신경망의 개념과 모델을 정립한 선구자로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홉필드 교수는 뇌가 정보를 기억하는 메커니즘을 뉴런(신경세포)의 연결망으로 나타낸 ‘홉필드 모델’을 만들었다. 힌튼 교수는 이를 기반으로 AI 학습 알고리즘인 ‘볼프만 머신’을 제안했다.
순수과학이 아닌 응용과학이 노벨과학상을 독차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노벨위원회는 AI가 ‘연구의 도구’로서 학문에 기여한 부분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엘렌 문스 노벨위원회 의장은 노벨물리학상에 대해 “인공신경망은 입자물리학, 재료과학, 천체물리학 등 다양한 물리학 연구를 발전시키는 데 활용됐다”고 평가하고 노벨화학상에 대해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위업을 달성했다”고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