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000명씩 2개 여단의 북한군이 러시아에서 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북한군의 첫 번째 부대가 러시아 본토 내 교전 지역인 쿠르스크주에 가장 먼저 배치될 것으로 보고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2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연설에서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으로부터 보고받은 정보를 근거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병력의 편제와 규모를 이렇게 추정하며 “우리는 대응 방법을 알고 있다. 파트너국들도 주저하지 않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런 주장은 지난 18일 “북한이 특수부대 등 4개 여단으로 총 1만2000명을 파병할 것”이라는 한국 국가정보원의 분석과 유사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서 훈련을 마친 북한군 병력이 전장에 배치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의 키릴로 부다노우 국장은 “북한군이 23일 쿠르스크주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곳에 처음 배치되는 북한군 부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병력 규모에 대해선 “수일 뒤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르스크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한 러시아 서부 접경지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수백㎢ 면적을 점령한 이곳에서 러시아군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부다노우 국장의 관측대로라면 러시아는 북한에서 파견된 병력을 가장 먼저 본토 수복 작전에 투입하게 된다.

북한은 파병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러시아에서 북한군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연일 공개되고 있다. 러시아 독립언론 아스트라는 북한 병사로 추정되는 남성 4명이 대화하는 영상을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배포하며 “북한군이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러시아군 제127자동차소총사단 예하 44980부대 기지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북한 억양으로 “야야, 힘들다야” “늦었소”라고 말하는 육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