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북한 병력이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 전선에 도착할 것으로 파악되면서,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토에 투입될 북한군은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쿠르스크 수복 작전에 우선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본토가 군수·무기 지원과 보급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전쟁 경험이 없는 북한군이 실전 경험을 쌓는 데 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군 1만2000명이 훈련을 받고 있어 이들이 머지않아 쿠르스크 지역에 축차 투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 국장은 23일 북한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에 처음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부다노우 국장은 “정확한 병력과 무기 수준을 알 수 없지만, 며칠 후에 파악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쿠르스크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동부 전선에 집중된 러시아군 병력 분산을 위해 기습 공격한 곳으로, 지금까지 수백㎢ 영토를 우크라이나가 장악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해당 북한군 병력을 쿠르스크 영토를 수복하는 작전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무기와 식량 보급이 원활한 본토 전선에 투입해 북한군의 실전 경험을 점차 키워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북한군이 최전선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데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북한군의 전선 투입이 임박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현재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는 북한군 병력이 1만2000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22일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에게서 몇 가지 보고를 받았다”며 “6000명씩, 2개 여단의 북한군이 훈련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했다.

한편 러시아 극동 연해주 지역에 파병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 추정 동영상도 추가로 공개됐다. 러시아 독립 언론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 게시했다. 영상에서는 “힘들다야” “늦었어”라고 말하는 북한 억양의 목소리가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