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를 살해한 후 사체를 여행용 가방에 넣어 옥상 바닥에 암매장한 50대가 16년 만에 구속기소 됐다.
11일 뉴시스에 따르면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송인호)는 2008년 10월 경남 거제시의 다세대 주택 옥탑방에서 당시 33세였던 동거녀 B씨를 살해한 뒤 그 사체를 여행용 캐리어에 넣어 시멘트를 붓고 옥상 바닥에 암매장한 A씨(58)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8년 10월 거제시 소재 다세대주택 옥탑방에서 동거하던 피해자 B씨와 이성 관계 문제로 말다툼하다 화가 나 부엌에 있던 사기 재질의 냄비 뚜껑으로 피해자 머리를 여러 차례 내리쳐 살해(살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8월30일쯤 경남 양산시 일대에서 필로폰 0.5g을 구입해 9월18일까지 3차례에 걸쳐 투약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도 받는다.
반면 피해자 사체를 여행용 가방에 넣어 옥탑방 뒤편 바닥에 암매장한 사체유기죄에 대해서는 지난 2015년 10월 자로 7년의 공소시효가 완성돼 불송치 결정(공소권 없음)이 내려졌다.
B씨의 행방은 16년 만에 밝혀졌다.
사건 발생 3년이 다 돼가는 시점이었던 2011년 8월8일 B씨 어머니는 실종 신고를 했다. 조사에 나선 경찰은 A씨로부터 헤어진 후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았다. 이후 옥탑방을 탐문했지만, 특이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 같은 해 12월22일 장기미제사건으로 등록됐다.
A씨의 범행은 지난 8월30일 옥탑방 집주인이 옥상 방수공사를 하면서 사체를 발견해 16년 만에 수면 위로 떠 올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사체 부검 결과 피해자의 사인은 둔기에 의한 머리손상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9일 경찰은 A씨를 살인 혐의 등으로 체포했고 이틀 뒤 구속했다. 이어 검찰 송치 후 보완 수사(피고인에 대한 대검찰청 통합심리 분석, 영상녹화조사 등)를 통해 이날 A씨는 구속기소 됐다.
한편 피고인 A씨는 검찰 조사 과정 중 ’16년 동안 심정적으로 괴로움을 느껴 마약을 투약하고 자살 시도까지 했는데 이제라도 밝혀져서 홀가분한 마음이 든다, 지은 죄에 대한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