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침묵했던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닷새 만에 ‘북한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고 인정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세계에 장거리 미사일을 활용한 러시아 본토 타격 승인과 패트리엇 등 방공체계 추가 지원을 요청해왔다.
24일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과 나토가 ‘북한의 파병 목적을 확인해야 한다’는 단서에도 불구하고 향후 우크라이나 지원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러시아 본토 타격을 위한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전격 승인할 수 있으며, 그동안 간헐적이고 소극적이었던 군수 물자 지원 체계를 빠르고 적극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스톰섀도, 타우러스 등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우크라이나가 꾸준히 요청해 온 패트리엇 등 방공체계 추가 지원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우려해 이러한 무기 지원을 주저해왔다.
우리 정부는 북·러 군사협력 강도에 따라 방어용 무기 체계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살상용 무기까지 지원 수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방어용 무기로는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이 지원 가능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천궁은 주로 전투기를 요격하는 ‘천궁-Ⅰ’과 탄도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는 ‘천궁-Ⅱ’가 있다. 천궁-Ⅱ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등의 도입 결정으로 물량이 부족해 천궁-Ⅰ이 지원될 가능성이 크다.
공격용 무기로는 155㎜ 포탄과 국산 K9 자주포가 꼽힌다. 한국 재래식 무기체계의 대표 주자인 K2 전차 또한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무기다. 개발이 마무리돼 올해 말부터 전력화 착수가 예정된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도 거론된다. KTSSM은 지하 갱도 진지를 파괴할 수 있다. 국산 다연장 로켓(MLRS) 천무는 239㎜ 유도탄, 227㎜ 무유도탄, 130㎜ 무유도탄을 발사할 수 있다.
‘맞불’ 파병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파병 대신 심리전 등을 담당할 정보 요원을 파견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