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닙니다. 헬스케어의 모든 과정을 바꾸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19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11회 이데일리 글로벌 인공지능 포럼(GAIF)’ 세션 강연자로 나선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의 마케팅 및 AI 솔루션 총괄 프라사드 비데는 신약 개발과 헬스케어 분야에서 AI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이날 발표에서 AI가 신약개발에 기여하는 방식과 머크의 비전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머크가 글로벌 65개국 6만3000명의 직원과 함께 연 매출 209억 유로(29조 6000억원)를 기록하며, AI 신약 개발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빅파마 상위 50%가 머크의 AI신약개발 플랫폼을 쓰고 있다. 점유율 기준 글로벌 1위 수준이다.
프라사드에 따르면 전통적인 신약 개발 과정은 평균 10~12년이 걸린다. 초기 화합물 스크리닝부터 임상 3상까지 수백만 개의 화학 구조를 분석하고, 최종적으로 승인까지 이르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I는 이 복잡한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다. 프라사드는 “머크의 에디슨(AIDDISON)과 같은 플랫폼은 수십억 개의 화합물을 몇 분 안에 스크리닝해 유사한 약물을 찾아내고, 최적의 후보를 3D 모델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AI는 연구 초기 단계에서 혁신적이다. 디스커버리 단계에서 기존에는 몇 달이 걸리던 작업을 몇 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 그는 “생성형 AI 기술은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고 분자 결합 가능성을 평가해 신약 개발의 첫 단계를 크게 단축시킨다”고 강조했다.
머크는 AI를 통해 개인화된 의약품 개발도 앞당기고 있다. AI는 환자의 유전적 특성이나 생리적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약물을 설계하고, 부작용을 줄이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 그는 “AI는 환자의 상태를 웨어러블 기기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이를 기반으로 적절한 치료법을 추천할 수 있다”며 “예방적 치료와 조기 진단이 가능해지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또한, AI는 복잡한 약물 내성 문제 해결에도 기여하고 있다. 프라사드는 “매년 약물 내성으로 50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현실에서, AI는 약물 내성을 막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머크는 AI를 활용해 세상에 없는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머크는 모르핀으로 유명한 독일 대형 제약사다. 1668년 독일의 헤센주 다름슈타트에서 천사약국으로 창립해 22년 기준 전 세계 66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직원은 약 6만여 명이다. 작년 매출은 201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에서는 다른 회사가 머크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데, 북미 머크(MSD)는 원래 이 항목의 머크 사의 미국 내 자회사였으나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에 의해 매각되어 독립법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