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업권을 걸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대세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2년간 AI 가동 등을 위한 데이터센터(IDC)의 전력 소비량이 160%까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로 인해 오는 2027년까지 기존 AI 데이터센터의 40%에서 전력 가용성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다.
13일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27년 데이터센터가 AI 최적화 서버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은 연간 500테라와트시(T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3년 대비 2.6배 증가한 수치다. 2022년 74TWh였던 것과 비교하면 7배 가까이 폭증할 것이란 추정이다.
밥 존슨(Bob Johnson) 가트너 VP 애널리스트는 “생성형 AI를 구현하기 위한 신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성장은 끝없는 전력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이는 전력 공급업체의 용량 확장 능력을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궁극적으로 에너지 가용성을 저해하고 전력 부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면서 “당장 2026년부터는 생성형 AI와 다른 용도를 위한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트너는 전력 부족 문제가 임박하면 전력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으며, 대규모언어모델(LLM) 운영 비용 또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존슨 VP 애널리스트는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뒷받침하는 LLM은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고, 현재 LLM 학습과 구현에 필요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송전, 배전 등 신규 인프라를 갖추고 발전 용량을 확보하기 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어 전력 부족 문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는 “많은 전력사용자들은 장기적인 전력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생산업체와 협력하고 있고, 전력 확보가 치열해지면서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기요금은 크게 상승할 것”이라며 “이러한 비용은 AI 및 생성형 AI 제품 및 서비스 공급업체에도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업은 전력 비용이 오를 것을 예측해 향후 계획을 점검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으로 데이터센터 서비스에 대한 장기 계약을 협상하는 한편, 신규 제품 및 서비스를 계획할 때 상당한 비용 증가를 예상해 전력을 덜 소모하는 대체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권장했다.
존슨 VP 애널리스트는 “머지않아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과 생성형 AI의 성장은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전력 가용성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기업은 전력 부족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더 많은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단기 해결책은 탄소 제로 지속가능성 목표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업체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고, 이로 인해 폐쇄 예정이었던 화석 연료 발전소를 계속 가동할 수도 있다는 게 가트너 설명이다.
존슨 VP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단기적으로 증가한다”면서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과 고객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엄격한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가트너는 풍력이나 태양광과 같은 재생 에너지원은 전력 생산이 불가능한 기간이 존재해 항시 전력이 필요한 데이터센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수력, 화석 연료, 원자력 발전소만이 중단 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주문이다.
향후 나트륨 이온 배터리와 같은 향상된 배터리 저장 장치, 소형 원자로를 비롯한 청정에너지와 같은 신기술이 등장하면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가트너는 전망했다.
아울러 가트너는 기업이 향후 몇 년 동안의 데이터센터 요구 사항과 전력 공급원을 고려해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된 지속가능성 목표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으며,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는 최소한의 컴퓨팅 성능을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엣지 컴퓨팅 및 소규모언어모델(SLM)과 같은 대체 옵션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