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된 7일 포털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실시간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이뤄지며 온라인 공론장 역할을 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숨 가쁘게 진행되며 인터넷 트래픽이 이례적으로 몰리고 있어 정보기술(IT) 업계도 긴장 상태다.
8일 구글의 실시간 검색어 경향성을 보여주는 구글트렌드 지표를 보면 전날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는 ‘탄핵’과 ‘부결’이다. 검색량이 전날 대비 1,000% 이상 증가했다. 관련 검색어로는 △탄핵 부결 △김건희 특검 △탄핵안 표결 등이 있었다. 국민의힘이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로 정한 당론에도 불구하고 표결에 나섰던 김예지 의원에 대한 검색량도 전일 대비 1,000% 이상 늘었다. IT 업계 관계자는 “역대 재해·재난·사건·사고를 통틀어 최고 트래픽 수준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NS인 엑스(X)는 이번 사태에서 누리꾼들의 공론장 역할을 하고 있다. 엑스에는 3일 이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 과정을 생중계하거나 탄핵 정당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게시물이 200만 건 넘게 쏟아졌다. 특히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진 7일에는 ‘탄핵 부결’, ‘윤석열 탄핵’ 게시물만 각각 30만여 건, 25만여 건 올라왔다. 국회 본회의장으로 뒤늦게 돌아와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한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게시물도 11만여 건 올라왔다. 엑스에서는 시위에 참여하지 못한 이용자들이 시위 참석자에게 따뜻한 커피 등을 선물하는 게시물도 여러 건 올라왔다.
주말 사이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국회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 인원이 몰리면서 일부 지역에선 인터넷이나 통화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도 벌어졌다. 다만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신호 세기가 약화된 것이지 장애 사고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통신3사는 탄핵소추안 부결 이후 관련 집회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비상·재난 상황에 준해 당분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대규모 인파 밀집 예상 지역에 이동 기지국을 배치하거나 네트워크 용량을 증설한다.
플랫폼도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3일 밤 이용자가 몰려 댓글·카페 서비스 접속 장애를 겪었던 네이버는 현재 비상근무 인원을 통해 트래픽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도 카카오톡 등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서버를 확충하고 특별 모니터링 기간으로 지정했다. 이런 덕분에 7일 탄핵소추안 부결 과정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별다른 장애가 발생하지 않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혼란 속에서도 통신 이용에 대한 국민 불편이 없도록 IT 업계와 연락 체계를 긴밀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부 웹사이트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감시 체계 수위도 높였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신 장애나 사이버 해킹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