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1일 유럽연합(EU)산 수입 유제품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낙농업협회와 중국유제품공업협회가 제출한 조사 신청서를 지난달 29일 접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청서에는 조사를 신청한 제품이 EU 및 회원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았으며 EU 유제품 기업이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항목은 총 20개라는 주장이 담겼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상무부는 지난 7일 EU 측에 이 문제에 대한 협의 요청서를 보냈고 이로부터 일주일 뒤인 14일 EU 측과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관세 부과로 이어질 수 있는 이번 조사는 일반적으로 내년 8월 21일 이전에 끝나지만 특별한 상황에서는 6개월 연장될 수 있다.
조사 대상은 사람이 섭취하는 치즈와 우유, 크림(유지방 함량 10% 초과) 등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는 작년 17억유로(약 2조5천315억원)어치를 수출, 뉴질랜드에 이어 두 번째로 중국에 유제품을 수출하는 경제권이다.
상무부 발표는 EU가 11월께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6.3%의 관세율을 부과하는 내용의 확정 관세 초안을 이해 당사자들에게 통보했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현재 중국에서 생산돼 EU로 수출되는 전기차에는 일률적으로 10%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데 이를 27.0∼46.3%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초안은 지난 6월 예비조사 결과 발표 이후 진행된 추가 조사에 따른 후속 조처로, 열흘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27개국 투표를 거쳐 오는 10월 30일 관보 게재 뒤 5년간 확정 시행된다.
EU의 ‘전기차 관세 폭탄’에 맞서 지난 6월 EU산 돼지고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중국은 그동안 유제품에 대해서도 조사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0일 밤 홈페이지에 올린 대변인 명의 입장문에서 “EU의 확정 관세 초안은 EU 측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중국은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U와 중국의 주고받기식 대응은 무역 전쟁이 점차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AP통신은 짚었다.
다만, 중국 당국이 지나치게 대립적 접근법을 취하는 데는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코노믹 인텔리전스 유닛의 침 리 수석 중국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외부 수요와 함께 중국 내 경제 압력을 거론하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리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영향권에 있는 EU 돼지고기와 유제품은 작년 중국이 EU에 약 135억달러(약 18조원)를 수출한 것으로 추산되는 전기차에 비해 규모가 작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