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이 항생제내성에 관한 국제 공동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다학제 센터를 마련했다.

한림대성심병원은 13일 오전 9시 경기도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 제2별관 5층 일송문화홀에서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HIARC)’ 개소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에바 티엔수 얀슨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부총장과 댄 안데르손 웁살라항생제센터장, 윤희성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 김용선 한림대의료원장, 유경호 한림대 의대학장, 김형수 한림대성심병원장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는 국내외 항생제 내성 문제를 다각도로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항생제 치료에 관한 연구뿐 아니라 병원체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국제 항생제연구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과제들을 수행할 계획이다.

일종의 다학제 조직인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는 감염내과와 심장혈관흉부외과, 호흡기내과, 진단검사의학과, 임상약리학과, 미생물학과 소속의 전문 의료진과 한림대 인공지능융합학부 등이 이끈다. 센터장은 김용균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장이 맡았다.

한림대성심병원은 글로벌 항생제내성 공동연구의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외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림대의료원이 보유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과 산하 5개 병원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해외 유수의 기관들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한림대의료원은 지난 2월 글로벌 항생제 연구기관인 스웨덴 웁살라항생제센터(UAC),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세계 최초로 ‘개인 맞춤 항생제 병합 치료 신속진단도구(제품명: 콤비안트)’ 연구에 착수한 바 있다. 여러 항생제내성 중에서도 다제내성균 감염을 정복하기 위해서다.

다제내성균 감염은 의료계 대표 난제 중 하나다. 다제내성균이란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으로, 쓸 수 있는 항생제가 거의 없어 개인화된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통상 여러개의 항생제를 병합해 투여하는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처방 기준이 없어 서로 다른 항생제들로 병합 치료를 할 경우 항생제 간 상호작용 때문에 오히려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한림대의료원과 UAC, 서울아산병원은 더 나은 치료 결과를 만들기 위해 콤비안트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한림대의료원이 보유한 빅데이터 시스템과 병원 네트워크, UAC가 보유한 기술력, 서울아산병원의 연구력 등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콤비안트는 어떤 항생제 병합 조합이 치료에 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지 신속하게 알 수 있어 개인 맞춤 항생제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꼭 필요한 항생제만 사용하기 때문에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 문제도 예방할 수 있다.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는 항생제내성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도 앞장설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김 센터장은 이날 오는 15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2024 브레인링크(BrainLink) 기술교류회: 글로벌 항생제내성에 대한 공동연구 뉴이니셔티브’에 참가해 그동안 진행해온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브레인링크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해외 석학과 국내 연구자 간 네트워크를 만들어주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우수연구자 교류지원사업이다. 이번 기술교류회에는 5개국에서 온 47명의 국내외 석학들이 대거 참여한다. 항생제내성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밴스 개리슨 파울러 미국 듀크대 교수, 빅터 니제트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교수, 안데르손 센터장, 김양수 서울아산병원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 자리에서 김 센터장은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와 웁살라대학교, 서울아산병원이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 균혈증에 대한 개인 맞춤 항생제 병합 치료 국제 공동연구’에 대해 발표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사망률이 30%에 달하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 균혈증을 개인 맞춤 항생제 병합으로 치료했을 때 균혈증의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사망률도 줄일 수 있다. 김 센터장은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세계적인 감염학 권위자들과 네트워크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내성을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10가지 위험’ 중 하나로 선정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500만명이상이 항생제내성균으로 사망하고 있고 2050년에 이르면 그 수가 1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슈퍼박테리아 감염증 환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4만명을 기록했다.

한림대성심병원은 올해 1월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의료관련 감염내성균 병원체 자원 전문은행’으로 지정받는 등 국내 항생제내성균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개인 맞춤 항생제 치료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최적의 항생제 용량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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