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업체 중 유일하게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제조를 해왔던 샤프가 21일 생산을 종료했다. 이로써 한국과 중국 경쟁에서 밀리던 일본 업체의 TV용 LCD 패널 생산은 막을 내리게 됐다.

이날 샤프는 오후 4시부로 오사카부 사카이시의 대형 LCD 패널 공장 생산을 중지했다면서 이것으로 대형 LCD 생산으로부터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날까지 만들어진 LCD는 내년 3월 말을 끝으로 거래처 판매도 종료된다. 샤프의 LCD 패널 사업은 2년 연속 거액의 적자를 내는 주요 요인으로 꼽혀왔다.

샤프 등 일본 전자 대기업은 2000년대 중반까지 LCD 패널 부문을 선도했으나, 한국과 중국과 경쟁에서 밀리며 잇달아 사업에서 철수했다. 앞서 소니는 2012년 삼성전자에 LCD 제조 합작회사 주식을 모두 매각했으며 파나소닉도 2016년에 TV용 LCD 패널 생산을 종료했다.

2009년 샤프가 4300억엔(3조9411억원)을 들여 건설한 사카이 공장도 마찬가지로 한국·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수익 악화의 길을 걸었다. 아사히신문은 “샤프는 2023년 3월기 손순익이 2608억엔(2조390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2024년 3월기도 1499억엔(1조3738원)의 적자를 냈다”고 전했다.

샤프는 지난 5월 사카이 공장의 생산 중단을 발표했고, 6월에는 패널 생산 감축에 들어갔다. 공장에서 일하던 800여명의 직원 중 패널 제조에 종사하던 500여명 근로자의 희망퇴직도 결정했다. 공장은 향후 소프트뱅크 등과 협업해 인공지능(AI) 전용 데이터 센터로 바꿔 사용할 계획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데이터센터는 내년 중 본격 가동을 목표로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