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일본 정치권 전체의 쇄신’
9월 일본 정치권의 얼굴이 확 바뀐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27일 총재선거는 국정을 이끄는 총리의 교체를 의미한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15년간 당을 이끌어온 대표를 물러나게 해 면모를 일신한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23일 대표 선거를 통해 새로운 얼굴을 뽑아 정권교체를 노린다.
◆가장 어린 총리 후보, 자민당 개혁할까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후보 11명이 나설 것으로 보여 역대 가장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이름이 거론되는 11명 중 6명이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건 ‘총재에 어울리는 인물’로 여론조사 1, 2위를 다투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다. 지난 6일 출마를 공식선언하며 “자민당을 정말로 바꾸기 위해 개혁을 압도적으로 가속화할 수 있는 리더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그는 출마 회견에서 ‘개혁’을 56번이나 언급하며 “오랜된 자민당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43세라는 젊은 나이, 파벌 비자금 스캔들로 나락에 빠진 자민당을 바꿀 쇄신 이미지가 강점이다. 환경상 재임 외에 정치 경험이 부족하고 언행이 가볍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선거에 이기면 52세에 총리에 오른 고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제치고 가장 어린 총리가 된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다른 후보들의 견제도 강해지고 있다. 여론조사 상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고이즈미 전 환경상처럼) 젊지도, 잘생기지도 않았다. 무리하게 함께 할 생각은 없다”며 경험, 토론 능력으로 어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공명당은 2009년부터 당을 이끌어온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가 물러난다. 후임은 이시이 게이이치 간사장이 유력하다. 요미우리신문은 “18일 대표선거 고시일에 입후보자가 1명 뿐일 경우 (28일 예정된) 당대회에서 신임투표가 진행된다”며 “이시이 간사장 이외에 출마 움직임이 없어 사실상 새로운 대표로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공명당은 애초 경험이 많은 야마구치 대표를 유임시켜 다음 국회의원 선거를 대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치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맞춰 쇄신에 나서기로 했다.
◆“정권교체 최대 찬스”…제1야당 선거도 주목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3년간 당을 이끌 새로운 대표를 23일 뽑는다. 출마자는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 에다노 유키오 전 대표, 이즈미 겐타 현 대표, 요시다 하루미 의원 4명이다.
자민당이 총재 선거 후 새로운 총리가 뽑히면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거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입헌민주당의 대표선거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사히는 “후보자들은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파문이 순풍이 되어 정권 탈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다 전 총리는 “정권을 잡을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다. 정권교체야말로 최대의 정치개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즈미 대표는 “우리당이 정권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다노 전 대표는 “자민당은 표지(당총재)만 바꿔 비자금 문제를 흐리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요시다 의원은 “(정치자금) 영수증을 전면 공개하겠다”고 자민당의 비자금 문제를 겨냥했다.
일본 언론은 입헌민주당 대표선거의 쟁점으로 정권교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다른 야당과의 협력 관계 구축과 함께 당세 회복을 위한 대책 등을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