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논의
대통령실은 중국의 핵 위협,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행보에 압도적인 힘의 우위에 기반한 강력한 대응을 강조하는 동시에 한·미·일 3각 협력을 통한 국제 공조를 한층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미·일 등 가치 공유국과의 연쇄 회담 및 다자정상회의 등을 통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에 단호히 대처할 계획이다.
21일 대통령실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한·일 양국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내달 초순 한국을 방문,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일정을 9월 6∼7일로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내달 27일 치러질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하기로 해 총재 선거 뒤에는 총리 자리에서 물러난다. 기시다 총리는 퇴임 전 윤 대통령과 만나 안보 분야 등의 지속적인 협력을 확인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강제징용 문제 등으로 악화된 한·일 관계를 윤 대통령과 개선시켰다”며 “퇴임 전 거듭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계속할 방침을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국 정상이 기시다 총리 퇴임 일정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회담을 검토한 것은 북·러 밀착, 중국의 핵 위협 고조 등 급변하는 안보 환경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과 러시아,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기 위해선 일본을 거점으로 한 신속한 후방 지원이 절대적이다.
윤 대통령은 미국과 확장억제 신뢰를 제고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미는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협의그룹(NCG)을 가동했고, 지난달에는 미국의 핵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을 통합해 대응하는 ‘일체형 확장 억제’ 핵 작전 지침에 전격 합의했다. 지난 19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한·미 연합 ‘2024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을 통해서는 사상 처음으로 북한 핵 공격을 가정한 대응 훈련을 벌이며 대응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한·미·일 3국 정상은 조만간 정상 회의를 열고 결속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3국은 10월 초순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11월 브라질과 페루에서 각각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정상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편 북한은 윤 대통령이 8·15 독트린을 제시한 지 엿새째인 21일 현재까지도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